[촌부의 단상]
나박물김치와 친구 부부
2025년 10월 7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열엿샛날
도대체 날씨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네?
시월 첫날을 제외하고 지금껏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가을비가 추적거린다. 아무래도 하늘에 구멍이 뻥~
뚫렸는갑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는 거지?
이렇다보니 긴 추석연휴도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또 이 말을 지껄인다. '아무짝에도 쓰잘데기도 없는
가을비'라고... 자연현상을 거스를 재간 있을까마는
해도해도 너무 잦은 비에 지치고 질력이 나서 하는
말이다. '비야! 제발 좀 그치고 그만 내려라!'
어제는 설날과 함께 우리 고유의 大명절 추석날,
이른 아침 아내가 정성껏 만든 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려놓고 아들과 함께 세 식구가 경건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냈다. 일이 바쁜 아들은 아침을 먹자마자
다시 일터가 있는 도시로 올라갔다. 명절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직업을 가진 아들이 많이 안스럽다.
다행히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아 잘 갔다는 연락에
안심이 되었다. 자나깨나 부모의 마음, 자식사랑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문득 부모님 살아생전
우리에게도 이러셨겠지? 하며 추억을 떠올려 봤다.
올추석 명절은 참 의미깊은 시간을 가진 것 같다.
지난 토요일 추석 전날에 고교동창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이 친구는 고교 입학전 도서실에서 만나
지금껏 우정을 나눠오는 친구이다. 지금 우리 동창
ㄱㅍ이가 봉평에 요양次 머무는 것 같은데 만나서
회포나 풀라고 했다. 때마침 그 친구가 문자를 줬고
이내 전화를 했다. 친구가 하는 말, '명절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그 이후에 만나 밥이나 한 끼 하자고...'
차례도 모셨고 아들도 올라가고 난 다음 아내에게
친구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냐고 하면서 명절인데
밖에 나와있으니 얼마나 집밥 생각이 나겠느냐고
하며 어서 우리집에 오시라고 연락을 하라고 했다.
있는 명절음식에, 그냥 우리 먹는 그대로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 되지않겠느냐고 했다.
친구는 오래전 우리집에서 고교 등산모임 요산회
행사를 할 당시에 다녀갔던 친구이다. 전화했더니
흔쾌히 오겠다고 했다. 부인이 운전하여 점심 무렵
산골집에 도착을 하여 반가운 해후(邂逅)를 했다.
둘째네가 운영하는 카페 '날으는 구름섬'에서 잠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올라오며
촌부의 놀이터(?) 밭을 한바퀴 둘러봤다. 이런저런
촌부의 살아오는, 살아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집에 들어와 특별함도 없는 집인데 전원주택을 꽤
좋아한다며 제수氏는 물론 친구도 너무 좋아했다.
아직 완전회복이 되지않아 추운 것에는 민감하다는
친구를 위해 장작을 가득 넣고 난롯불을 지폈더니
따스해서 좋고 운치가 있어 불멍하기에 제격이라며
좋아하는 친구 부부의 모습에 참 잘했구나 싶었다.
아내가 정성껏 차린 산골밥상은 지극히 촌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맛있게 잘 먹는 친구 부부,
차린 것이 변변찮아서 아내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친구 부부는 무슨말이냐며 정말 맛있고 좋다고 했다.
그 중에 나박물김치를 친구가 시원하고 맛이 좋다고
했다. 우리가 기른 무우, 배추를 뽑아 간이 세지않게
슴슴하게 담근 물김치라서 친구 입맛에 제격이었던
모양이다. 부부가 한 그릇씩 다 먹은 것을 본 아내가
조금 싸드릴까냐고 했더니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거절하지 않았다. 친구가 좋아해서 좋고, 제수氏도
좋아하시니 더 많이 싸드릴걸 너무 조금 담은 것이
아닐까 라며 아내가 걱정을 했다. 아내도 참 고맙다.
어서 빨리 친구가 잘 회복하여 옛 모습으로 만나는
그날을 위해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