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을 바람에 옷깃을 여미다.


2025년 9월 23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초이튿날


오늘은 아침에 이어 저녁에도 일기를 쓴다.

며칠동안 하도 어수선하여 갈팡질팡, 어쩔 줄 몰라

일상이 뒤죽박죽이었다. 오늘에서야 평온을 되찾아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제 산골의 아침은 서늘함을 너머 쌀쌀하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한 자릿수의 기온에 밤새 내린 이슬이

마치 비가 내린 듯하고 바지가랭이, 옷소매를 적시는

것이 차갑게 느껴진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저

시원하게 다가왔는데 이제 계절의 문턱을 넘은 가을,

마냥 좋기만 하다. 어쭙잖은 농부이기는 하지만 좋은

계절이 뭐냐고 물으면 당당하게, 자신있게 가을이라

말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가을을 좋아하는 촌부다.


가을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아침 9도, 한낮 21도,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었다.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마음을 맑고 시원하게

한다. 이따금씩 집에 오는 분들은 물흐르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고 한다. 참 감성이 없는 사람이다.

인위적인 소리에 익숙하고 길들여져서 그렇겠지?

시냇물 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는

전혀 인위적이 아닌 순수한 자연의 소리인데 이걸

시끄럽게 들린다 하는 도시인들, 참 안됐구나 싶다.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추분(秋分)날,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 사방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어느새 풀도, 나뭇잎도 물기가 빠져 색깔이 퇴색된

것이 눈에 들어온다. 머잖아 가을이 깊어가고 온갖

색깔로 물든 단풍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예쁜 꽃을 피운 야생초들 모습이 참 반갑다.

용담꽃도 그 중 하나다. 이 녀석은 늘 꽃잎을 다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햇볕이 화창해야 꽃잎을 벌려

제모습을 보여주는 참 특이한 꽃이다. 그래도 좋다.


봄부터 지금까지 영역을 끝없이 넓혀가는 호박덩굴,

아마 농작물 중 가장 먼거리를 뻗어가는 것 아닐까?

아무곳이나 쭉쭉 뻗어가며 중간중간 호박이 열린다.

이제 가을이라서 미처 애호박일때 따지못한 것들은

군데군데 숨바꼭질을 하듯이 커다란 잎파리 사이에,

풀섶에 숨어 잘 익어가고 있다. 맷돌호박이라 꽤나

큼지막하다. 올해는 잘익은 맷돌호박을 상당히 많이

수확을 하게 될 것 같다. 요즘 열리는 애호박은 모두

딴다. 놔두어도 서리가 내리게 될 때까지 다 익을 수

없을 것 같아 따서 나눔을 한다. 아직까지 꽃이 피고

호박이 열리고 있다. 마트에서 보니 애호박도, 익은

늙은 호박도 값이 꽤 나가는 것 같아 흐뭇했다. 호박

농사를 지어 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기분이 좋다.


계간으로 발간하는 푸른문학 2025 가을호가 왔다.

반갑다. 게으른 탓에 활동을 멈추고 있지만 마음은

늘 푸른문학과 함께 한다. 푸른문학의 무궁한 발전,

문우님들의 건필하심을 기원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393 촌부의 단상-남다른 기쁨과 보람 그리고 만족 1 2025.10.11
4392 촌부의 단상-나이 참 많이 먹었네! 2025.10.10
4391 촌부의 단상-제579돌 한글날에... 2025.10.09
4390 촌부의 단상-가을비로 얼룩진 긴 휴일 1 2025.10.08
4389 촌부의 단상-나박물김치와 친구 부부 1 2025.10.07
4388 촌부의 단상-넉넉한 한가위 명절 되세요.^^ 2025.10.06
4387 촌부의 단상-가을비는 싫은데... 1 2025.10.04
4386 촌부의 단상-맷돌호박이 넝쿨째... 1 2025.10.02
4385 촌부의 단상-잣송이 줍기, 용돈벌이가 짭짤하구만! 2025.10.01
4384 촌부의 단상-칠순기념 여행을 마치고... 1 2025.09.30
4383 촌부의 단상-시니어들의 맛난 점심은? 1 2025.09.26
4382 촌부의 단상-자연의 선물, 잣송이를 찾아서... 1 2025.09.25
4381 촌부의 단상-자주, 많이 먹는 야생 버섯 1 2025.09.24
» 촌부의 단상-가을 바람에 옷깃을 여미다 1 2025.09.23
4379 촌부의 단상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1 2025.09.23
4378 촌부의 단상-삽목한 산수국, 꽃나무 모종 2차 식재 1 2025.09.15
4377 촌부의 단상-삽목한 산수국, 꽃나무 모종을 심다! 1 2025.09.14
4376 촌부의 단상-비오는 날, 산골은... 1 2025.09.13
4375 촌부의 단상-하룻밤 묵힌 일기 1 2025.09.13
4374 촌부의 단상-올가을 처음 입김이 호호~~ 1 2025.09.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