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올해는 벌들과의 인연이 많네?
2025년 9월 8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칠월 열이렛날
어영부영,
그럭저럭,
슬멍슬멍,
대충대충,
느릿느릿,
이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9월도 초순이 지나가네.
지긋지긋하게,
무지무지하게,
머리가 벗겨질 듯,
뜨겁고,
무더웠던
폭염의 여름도 기세가 꺾인 듯하다.
아침 기온이 15도까지 내려가고
한낮의 기온도 26도에 머무른 오늘,
살랑거리는 바람이 감미로웠고
이글거리던 그 태양이 아닌 듯했다.
白露가 지나갔음을 실감한다고 할까?
이제 더 이상의 지독한 폭염은 없겠지?
드디어 집앞에도 과꽃이 피기 시작한다.
밭가에는 기가 막힐 정도로 만개했는데...
백일홍과 메리골드는 막바지 뽐을 내지만
용담꽃은 '내 차례요!' 큰소리 치는 듯하고
커다란 꽃대로 자란 개미취도 꽃을 피웠다.
가만히 다가가 스마트폰에 꽃을 담으려는데,
아따~
이놈의 여치란 녀석이
지가 마치 모델이라도 된 냥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갖은 포즈를
다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 원하는대로 다 찍어주마!' 했다.
그건 그렇고,
올해는 유난히 벌과의 연이 너무 빈번하다.
오늘 아침나절 일을 나간 식물원에서
뽈동나무(보리수나무)에 뽈동이 익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에 한 컷 했다.
다른 쪽에서 접사로 찍어려고 방향을 바꾸자,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자마자
제법 커다란 벌집이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재빨리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면서
그곳에서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한참 후에 슬그머니 다가가
멀찌감치에서 사진을 한 컷 찍었다.
그랬는데 동료가 어디냐고 묻더니
목장갑을 끼고 다가가 벌집을 떼는 것 아닌가?
세상에? 믿을 수 없었으나 실제로 목격했다.
그런데 이놈 촌부는 왜 식겁을 했을까?
자기는 벌을 안 탄다는데 믿기지가 않았지만
벌집을 떼는 장면을 생생하게 지켜봤으니...
올해는 유난히 벌들에게 곤욕을 치르다보니
그 광경이 너무나 의아스럽고 부럽기도 했다.
내일은 쉬는 날,
두 군데의 땅벌집 제거를 해볼까 싶다.
방법을 생각해 놓았는데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