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를 여기에다 하기에는 조금은 쑥스럽고 멋쩍다.
중년의 나이에 아내와 내가 주말부부로 사는 모습의 생활을
들어내 보이는 듯하여 ...
하지만 사는게 다 그런거지 하며 올려본다.
8년전 아내의 우려를 설득하여 손아래 두동서, 두처제와 함께
우리 세자매, 세동서가 강원도 산골로 삶터를 옮겨 온 것이다.
거의 3년동안은 정신없이 건물14동을 건축하였고 온통 돌반흙반인
강원도 감자밭을 지금의 모습으로 가꾸기까지는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훵하게 비탈진 감자밭을 대지로 전환하여 집을 지었으며
돌을 하나하나 쌓아 텃밭을 만들었다. 산책을 할 수 있는 넓다란
정원도 조성하였다. 나무를 심고 꽃씨를 뿌리고 허브모종을 심었다.
그러다보니 손발은 투박해지고 거칠어 졌으며 얼굴은 검게 그을리고
무릎, 허리, 어깨가 쑤셔 파스로 도배를 하고도 밤마다 끙끙거리기를
수없이 하였던 기억이 아련한 추억이 되는 지금이다.
당시 도시에 사시던 각자의 부모님들이 다녀가시며 우리의 모습을
보고 왜 고생을 사서하느냐며 눈물을 짓곤 하였다.
지금 장인어르신과 막내동서 어머님께서 몇해전 하늘나라로 가셔서
안계시지만 요즘도 어른들께서 오시면 그저 안스럽고 안타깝다며
성화를 하시곤 한다.
우리는 오랜 도시생활에서 젖은 생활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다. 전원생활한답시고 현지의 원주민들과의
보이지않는 마찰을 많이 걱정하였었기 때문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원칙을 철저히 따르기로 하였더니
원만하게 아니 오히려 마을사람들에게서 칭찬을 받고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남을 의식하는 생활은 아니지만 우리의 산골행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젊은 사람들이 뭐 할 짓 없어 그 나이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느냐고.
당시 내가 46세, 둘째가 40세, 막내가 36세였으니 그런말도 과언이
아니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가졌던 생각보다는 몇해 더 지난 뒤였다.
젊어서 실행을 했기에 우리손으로 일구고 가꿀 수가 있었음이라 더욱
지금의 이 터전이 애착이 가고 바라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낌이겠지.
그러나 산골의 생활은 우리가 가졌던 원대한 꿈과는 많은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의 대두는 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우리의 소득원으로 펜션운영을 택하였는데 우리의 정착이후
언론매체의 무분별한 부추김과 남 잘되는 꼴을 못보는 많은 사람들의
엉뚱함이 편승되어 우리고장에 난립된 모습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그나마 우리는 특이하게 인식이 되었는지 고정고객이 다른데에 비해
조금 더 있어 나은 편이다.
그래서 몇해전부터 가끔씩 나는 도시에 나와 있었고 지난해 가을부터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속사정을 모르는 지인들이 자연속에서 너무나 멋지게 산다며
부러워할 때 아내가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땅거지랍니다!"
그런 아내로부터 오늘아침 메일이 왔다.
우린 주말부부로 지내며 매일아침 메일로 연애편지를 대신하죠! ㅋㅋㅋ
메일 소개한 걸 알면 난리날텐데... 내일 집에 가면 나 죽음인데....???
그래도 소개를 해보면...
(팔불출임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팔불출이라 흉보지 마시게나! )
제목 : 봄이 뒷걸음질 치네요.어제 비가 그친후부터 바람도 세게불고 쌀쌀한 날씨에 단지에서 쇠뜨기 소탕작전에
돌입했는데도 땀이 나기는 커녕 일하는 도중에 집에 들어가 겉옷 하나를 더 걸치고
나와 일을 했지요.
안그래도 봄이 짧은 강원도인데 새싹들이 움찔 놀랐겠네요.
도시보다 한달 늦게오는 봄이고 한달 먼저오는 가을이라 부지런히 꽃피우고
열매맺으려면 많이 바쁠텐데 나무도 꽃도 애가 타겠네요.
우리집 간장과 된장도 따뜻한 햇살과 풍경소리와 시냇물소리 들으며 맛있게
익어가다가 무슨일인가 싶을듯 생각이 들어 혼자 웃어 봅니다.
어머님 말씀대로 오늘 간장 달이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너무 많이 항아리에 담아
솟아오른 된장은 작은 항아리에 조금 옮겨 담으려구요.
어제 메일은 잠깐 시를 읽고 감상에 젖어 내 마음을 전한건데 신경쓰이게 해서
미안하네요. 지금은 원상복귀 순악질여사로 돌아와 씩씩하답니다.
이제 단지조성에 조금씩 변화를 줄 때가 되었네요.
막내네가 앞장서고 든든하게 뒤에서 도와야지요.
오늘도 잡초제거하고 글라디오러스 심을자리 정리하고 꽃모종은 추워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네요.
우선은 된장부터 옮겨야하니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집니다.
변덕스런 날씨에 건강조심하고 내일 반갑게 만납시다.
2008 . 4 . 24 . 오전 9시 26분에
봉평에서 갑자기 손발이 시려운 변덕스런 날씨에 당황스런 아내가.
2008년 4월 19일 서리내린 산골의 아침과 주변의 야생화들
☆사진 더보기: 산골촌부 블로그 http://blog.naver.com/cgyslee
★촌부네 펜션: 앤하우스 홈페이지 http://www.annehouse.net
주말부부면 어떻소.. 글로써 부부간의 정을 나누며 지내는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구려! 어느덧 8년이란 세월을 그 곳에 터전을 닦아왔으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난뒤에는 우리들 친구들 누구보다 마음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