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서리가 내리고...산골에 올들어 첫서리가 하얗게 지붕위에 내려앉았다. 이른아침 서리내린 것을 보니 마음이 바빠지는 촌부... 사흘만에 뒷산을 올라 잣을 줍는 것으로 다시 산골의 일상을 시작하였다. 2박 3일 집을 비운 사이에 부쩍 가을이 깊어진 듯하다. 날씨가 스산하여 피부로 느끼는 느낌은 다소 쓸쓸함이 깃든다. 무성한 잎으로 하늘을 가렸던 자작나무 잎파리는 녹색이 단풍으로 퇴색되어 낙엽되어 떨어진다. 커다란 키에 잎이 떨어지고 나니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로 훵하게 서있다. 집입구 양쪽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비비추가 그새 노랗게 물든 잎파리로 변했다. 봄부터 며칠전까지 싱싱하였는데 잠시 부천을 다녀오느라 집을 비운 사이 가을색으로 채색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제철인 투구꽃과 용담꽃은 파르슴한 꽃을 피워 한창이다. 이렇게 깊어만 가는 가을날은 짧을 것이다. 마음을 추스리고 가다듬어 다시 촌부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일하기 좋은 가을날인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망설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다.
추상같이 엄하다고.. 가을 어느날 내린 서리엔 더운 계절을 접는 자연의 무상함이 절절하다는 의미도 있을까.
어느날 어느 가을밤에 눈물인지 술인지가 애달픈 가슴을 적신 중년이 있었네. 산자의 삶은 또 이어져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