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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촌부네 옥수수, 인기 짱이다!


2025년 8월 8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閏유월 열닷새 보름날


아침 기온 19도,

안개가 자욱하여 선선한 느낌이고 상쾌했다.

어젯밤에는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여 창문을

닫고 자야했다. 이런 말을 하면 다른 고장의

많은 분들께서 정말이냐고 묻고 또 묻곤한다.

이 나이에 거짓말을 하겠는가? 그뿐만아니라

올여름 열대야가 하루도 없었다고 하면 한번

더 놀라며 부러워한다. 정말 그렇다. 그러니까

이곳처럼 좋은 고장에서 살아야 한다니...ㅎㅎ


그렇긴 하지만 한낮은 꽤 덥다. 다른 고장처럼

체온에 가까운 기온은 아니다. 30도 언저리에

머무른다. 오늘 한낮은 29도, 바깥에서는 땀이

줄줄 등짝을 타고 흘러내릴 정도였다. 꽤 많이

내려간 기온이다. 지구온난화로 너무 불규칙한

날씨변화라서 올여름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25년 산골살이의 경험에 의하면 8월 중순이면

찬바람 나기 시작한다. 어제가 입추(立秋)였고

내일은 말복(末伏)이라 무더위도 머잖아 한발

물러나지 않을까 싶다.


산골집에는 신비롭고 신기하고 오묘한 물봉선

꽃이 피고 있다. 물봉선은 세 종류이다. 그래서

촌부는 물봉선 세 자매라고 부른다. 생김새를

보면 작은 꽃자루와 꽃대가 아래쪽으로 굽었고

꿀주머니가 가느다랗게 매달려있는 그 모습은

위태롭기까지 하다. 바람이 불기만 하면 끊어져

떨어질 듯하니 말이다. 야생화 관찰의 매력이다.

식물원 비안의 언덕에는 요즘 부처꽃이 장관을

이룬다. 내일부터 여름꽃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집에서도, 식물원에서도 야생화와 함께하여 참

좋은 촌부의 일상이다.


요즘은 너무나 빠른 세상이라서 참 좋은 세상이

아닌가 싶다. 어제 아침나절부터 옥수수 작업을

하여 오후에 택배사에 배송의뢰를 하느라 꽤나

땀을 흘렸다. 어제는 힘들었지만 오늘은 참 좋다.

어제 보낸 옥수수가 만 하루도 안되어 전국 모든

곳에 다 무사히 잘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으니까.

모두 어쩜 이렇게 튼실하게 잘 길렀냐고 칭찬이

자자할 뿐만아니라 빠른 분은 그새 찌거나 삶아

맛을 봤다고 했다. 맛이 기막히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고맙고 감사한 것은 어쭙잖은

농부인 촌부인데 말이다. 이렇게 칭찬을 받으니

우쭐한 마음이지만 내색은 할 수 없고 못하지만

마음속은 기쁨으로 가득하여 흐뭇하고 뿌듯하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마음먹은 그대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만들어 내는 성형틀이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땅을 기름지게 해야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이 농부의 몫이요 농부의 역할인 것이다. 특히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어야 하고 땅이 도와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곧 자연의 도움으로 가장

으뜸 요소인 것이다. 제아무리 탁월한 농사법을

가졌다 하더라 자연변화, 하늘과 땅의 도움없인

소용이 없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올해이다.

노심초사했던 옥수수 농사가 성공작으로 마무리

하게 되어 기쁘다. 다만 수익이 만족스럽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보다 우리가 기른 옥수수가

많은 분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더 뜻깊고 흐뭇하고 뿌듯함이라서 참 좋다.

촌부네 옥수수, 인기 짱이다.ㅎ~


옥수수 이야기는 각설하고 다른 이야기 하나,

오늘 식물원에서 하얀꽃 무궁화를 심었다면서

쳐낸 가지가 버려져 있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저걸 가져다 다듬어 삽목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

주워왔다. 모종판에 배양토를 가득 채우고 물을

흠뻑 뿌려놓고 다듬은 나무를 꽂아놓고 또다시

물을 흠뻑 주었다. 뿌리가 내릴 때까지 이렇게

아침저녁 물을 주면 모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7월 14일 역시 식물원에서 전지한 산수국

가지를 다듬어 같은 방법으로 삽목을 해두었다.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한 그루 낙오없이 활착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새잎도 나온다. 성공적인 것

같다. 장작집앞에 양옆에 햇볕 가림막을 쳐놓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준 것이 적중한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제대로 모종판에 활착이

되면 선선해지는 가을날 원하는 장소에 정식을

하면 될 것이라는 촌부 나름의 생각이다. 삽목을

배운 적은 없다. 책에서 읽은 것이 생각나서 해본

것인데 적중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해보니까

되어 내심 흐뭇하다. 이 모종들이 성공을 한다면

산골집엔 산수국과 흰꽃 무궁화 꽃밭이 생기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꽃피는 모습을 연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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