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더덕꽃, 방울토마토, 노각의 계절
2025년 8월 4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閏유월 열하룻날
아침 기온 20도, 한낮 27도
가랑비 내리다 그치고
종일 흐리다가 저녁무렵 햇살이 나왔다.
요즘은 일기예보가 안맞는 것인지,
하늘이 심술궂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음이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질거라고 하더니
조용히 가랑비가 7mm 내린 것으로 끝이다.
남녘은 지난 폭우 상처에 이어 또다시 쏟아부어
피해가 많아 고생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란다.
조금씩 골고루 나눠 내려주면 좋으련만...
피해입은 분들께 힘내시란 말로 위로를 보낸다.
한여름에 피는 더덕꽃,
종처럼 생겨 덩굴에 매달려있는 모습이 예쁘다.
이렇게 멋있는 꽃을 보려고 지지대를 세워주고
유인줄을 늘어뜨려 주었던 보람을 느끼게 된다.
뿌리는 영양가 풍부한 식자재인데 꽃도 예쁘다.
가랑비, 이슬비를 맞으며
아침나절 식물원 오솔길 산책로 점검을 나섰다.
녹음으로 우거진 숲속에는 여름꽃들이 보인다.
오늘은 꽃보다 곤충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거미가 먹이사냥을 위해 쳐놓은 거미줄이 앞을
가려 걷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고 말았다.
비비추 잎사귀에 어린 사마귀 한 녀석이 보였다.
희한하게 올여름에는 사마귀가 꽤 많이 보인다.
녀석은 이른 아침부터 먹이를 찾아나선 것일까?
한참을 돌아보며 여기저기 살피다보니 나뭇잎
사이에 고동과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살며시
들여다보니 달팽이였다. 궁금하고 의아한 생각,
'이 녀석, 어떻게 나무위까지 올라왔을까?'했다.
어쩌나 보려고 한참 동안을 살폈더니 엉금엉금
나뭇가지를 더듬어 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또다른 궁금증, '먹이를 찾아 나무를 오른걸까?'
아무튼 일을 하면서 꽃도 관찰하고 곤충을 살필
수 있음이라 식물원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
늦은 오후,
아내가 방울토마토로 스파게티 소스를 만든다고
했다. 방울토마토를 데치듯이 삶아 껍질을 까고
갖가지 부재료와 양념을 넣어서 맛있는 소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다하다 이젠 스파게티 소스
까지도 손수 만드는 아내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럴 즈음 촌부는 밭에 있었다. 방울토마토 잎을
잘라주는 일을 했다.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지만
경험에 따른 내나름의 농법이라고 할까? 잘익은
방울토마토를 따고 나면 한번씩 그 윗쪽 잎사귀
정리를 한다. 그래야 잎으로 가는 양분을 열매가
익는 것에 대신할 수 있지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더니 느낌에 튼실하게 잘익는 것 같은데 맞나?
그런 다음에
오이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밭이래야 오이 한
이랑, 노각 반 이랑이다. 어찌되었거나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오이와 노각 농사는 대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이는 이제 끝물이라 덩굴이 거의
물기가 빠져 말라가고 있으나 뒤늦게 열린 오이
몇 개는 금방 늙어 익어버린다. 이것도 노각이다.
그렇지만 오이와 비슷한 노각은 모종이 다르다.
같은 날 모종을 심었지만 오이보다 열리는 것이
많이 늦다. 오이가 끝나갈 즈음 열리기 시작한다.
노각은 어린 열매 때부터 오이와는 구별이 된다.
오이는 가는 반면 노각은 통통하고 열매가 성장
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제대로 다 자란 잘익은
노각의 크기는 건장한 젊은이 팔뚝 보다도 훨씬
더 굵어진다. 같은 오이과지만 식재료 쓰임새가
다르다. 아내가 엄청 좋아하는 노각무침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할 정도로 아닥아닥 맛이 참 좋다.
요즘은 하루에 하나씩 노각을 따서 곧바로 손질
노각무침을 만들어서 먹는다. 한여름날 이만한
반찬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아직 저장방법을
알지못해 아내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다.
저장법 중에 하나가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어서
냉동보관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