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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무더위를 피해 일은 해야겠기에...


2025년 7월 24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그믐날


이곳 산골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다른 고장에 비해서는 그나마 훨씬 낫은 날씨다.

아침 21도, 한낮 32도였지만 저녁은 서늘하다.

열대야는 없다. 밤에는 창문을 닫고 자야만 한다.

이런 기후조건은 복인지도 모른다. 다만 겨울은

엄청 춥고 눈이 자주 많이 내리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고 할까? 그래도 여름날 열대야가 없는 것이

좋긴 하다. 추위와 눈은 견딜만하니까 말이다.


농사를 짓기는 하지만 요즘은 딱히 급히 해야할

일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찾아보면 있지만

날씨가 더워 자꾸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갈수록

게으름이 늘어간다. 워낙 더워서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 저녁무렵에 주로 일을 한다. 오늘 아침은

잠시 방울토마토 아랫쪽 잎사귀 일부를 제거했다.

햇볕을 가리는 잎사귀를 따줘야만 토마토가 잘

익을 것이라는 생각이라 조금씩 잘라주고 있다.

어디서 본 것도,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지만 그저

지금껏 경험에서 터득한 것인데 맞는 것 같다.


아침나절에는 옥수수밭가 그늘진 곳에서 잡초를

뽑았다. 절개지 나무들이 즐비하여 햇볕을 가려

할만했다. 여기는 들깨 한 이랑 심은 밭이고 길옆

나물밭이 있는 곳이다. 그동안 다른 나물밭 잡초 

뽑기는 다 했으니 조선대파밭은 차일피일 하다가

한 열흘 가까이 장맛비가 내리는 바람에 늦었다.

그랬더니 바랭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들깨밭에는

쇠비름이 제자리인냥 무성했다.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어 호미를 들고 나갔다. 아내는 전날 종일

운전하느라 힘들 텐데 무슨 일이냐고 성화였다.

어차피 언젠가는 내가 해야하는 일이고 그나마

땅이 축축한 때 하는 게 훨씬 더 수월할 것 같아

시작했다. 들깨밭의 쇠비름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대파밭 바랭이는 정말로 대단했다. 아예 대파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서 혹여 대파가 뽑힐까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하나하나 뽑아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결국 일부는 또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밭사잇길은 아내가 매일 운동을 하는 코스

중 일부이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아침에 걷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 해야지 했던 일인데 이제는

괜찮아졌다. 머잖아 또 풀이 자라긴 하겠지만...


아내 퇴근시간에 맞춰 학교에 가서 픽업, 대화에

가서 장골목 노부부가 하시는 떡집에서 맛있는

떡을 조금 샀다. 그리고는 평창읍까지 내달렸다.

아내가 다이소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하여...

다시 대화로 넘어와서 이따금씩 단골로 다니는

고깃집에 가서 저녁을 맛있게 배불리 잘 먹었다.

그냥 큰길로 올까하다가 간만에 드라이브 삼아 

금당계곡길을 택해 달렸다. 언제라도 정말 좋은

길이다. 계곡에는 냇물이 있고 높은 산, 우거진

숲이 있어 이보다 더 좋고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아예 에어콘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맑은 공기와 녹음이 짙은

푸르름을 맘껏 만끽할 수 있었으며 너무 좋았다.

아내가 "어제 서울 도심 빌딩숲을 달리던 답답한

그 마음이 싹 가시는 듯하네. 정말이지 숨이 턱턱

막히는 그런 느낌이었다니... 예전에 어떻게 그런

곳에서 살았는지 몰라?"라고 하며 흐뭇해 했다.


어제는 갑작스레 서울에 다녀왔다. 아침 일찌기

출발 연희동 막둥이 여동생네 들렸다가 점심을 

먹고 동대문 지나 동묘부근 병원에서 큰여동생

퇴원을 시켜 은평구 갈현동 재활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났더니 늦은 오후였다. 큰여동생이 지난

가을에 쓰러져 지금껏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동안 줄곧 막둥이 아우가 보살피고 있다. 하필

병원을 옮겨야 하는 때에 일이 생겼다며 우리를

부른 것이었다. 아내는 늘 마음이 쓰이고 함께

돕지못하는 것이 늘 신경이 쓰였는데 이렇게라도

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했다. 참 고맙다.

부모님이 안계시니 맏이의 생각은 이런 것인가

싶다. 막둥이 아우부부가 자동차에 뭘 넣어놓은

것이 생각나서 집에 풀어봤더니 뭉칫고기, 만두,

아내 화장품, 와인세트, 중국술 두 병이 들어있는

것 아닌가? 갈때마다 챙겨주는 아우네 부부가 참

고맙다. 부모님 대신 맏이인 우리 부부가 효도를

받는 정말 좋은 느낌, 참 좋은 기분이라고 할까?

어제는 서울을 다녀오느라 너무 피곤하여 일기도

못쓰고 그만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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