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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7월 중순에 난롯불을...


2025년 7월 17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스무사흗날


닷새째 비가 내렸다.

저녁무렵 잠시 소강상태인지 비가 그쳤다.

오늘 하루종일 내린 비는 67mm, 닷새동안의

누적강수량 120mm라서 가뭄이 해소되었다.

뒤늦은 장맛비가 폭우로 변해 물난리가 난 곳도

여러군데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 자연재해는 참

겁나고 무섭다. 그 옛날 물난리를 겪어봤는지라

수재민들 심정을 십분 알 듯하다. 부디 더 이상

피해없이 폭우가 잦아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뭐라 위로 해야할지? 힘내시란 말로 대신한다.


비내린 오늘은 아침이나 한낮이나 기온은 비슷,

아침 영상 18도, 한낮 영상 20도였고 서늘했다.

아내가 아무래도 제습기를 꺼내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럴 필요 뭐 있노? 난롯불 

잠시 피우모 뽀송뽀송할긴데..."라고 말했더니,

"말만 지껄이모 뭐해? 어서 난롯불 지피보소!"

라고 하여 "분부 즉시 거행하겠나이다!"라 했다.

언제 지필지 몰라 이미 장작이 가득 채워져 있는

난로에 토치로 불을 붙였다. 이내 훈훈하다 못해

더울 지경이었다. 꿉꿉하고 눅눅한 실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뽀송뽀송하고 쾌적하여 좋았다.

이렇게 7월 중순에도 난롯불을 지피는 산골이다.


비가 내려 졸졸거리던 시냇물이 오늘부터 다른

소리가 들린다. 콸콸콸 흐르는 물살이라기 보다

쏟아지는 듯한 폭포 소리로 변했다. 얼마 안되는

농사지만 쏟아지는 비에 혹시나 하여 몇 차례를

들락거렸다. 다행히 아무 피해는 없다. 이런것도

복이구나 싶다. 빗물 잔뜩 머금어 물방울이 맺힌

방울토마토가 싱그럽다. 아직 본격적으로 익지

않지만 빨간색, 노란색이 보이고 흑찰토마토도

머잖아 익을 것 같다. 잘익은 것 몇 개를 땄다.

두어 개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정말 맛이 좋다.

이렇게 들락거리며 오이, 마디호박, 방울토마토,

가지, 풋고추, 상추를 따고 뜯어 손에 들고 날라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거둔 것은 우리 두 집도 먹고 나눔도 할 것이다.

오이는 우리를 언니, 형부라고 하는 아내와 함께

일하는 한결 엄마에게 갖다주었고, 또한 호박은

내일 학교 선생님께 드리고 상추는 촌부와 함께

일하는 아우부부에게 나눔을 하려고 한다. 


오늘 점심은 노인회에서 초복을 맞이하여 미리

이웃 마을 리조트 인근의 식당에서 모임을 겸해

식사를 한다고 하여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가서

맛있게 먹고 왔다. 해마다 경로당에서 부녀회의

도움을 받아 식사를 했지만 올해는 식당에 모여

닭볶음탕과 코다리찜으로 먹기로 했다고 했다.

한창 바쁜 농사철이지만 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그런지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을 제외하고 거의

다 모인 듯했다. 자동차 때문에 술을 마실 수가

없어 식사만 하고 일찌감치 먼저 나왔다.


때마침 오늘은 봉평장날이라 장구경 겸해 장을

보러 나갔다. 제헌절이지만 휴일 아닌 평일이고

비가 내려서 그런지 한산했다. 장을 나와 인근

농협마트에서 쇼핑을 했다. 생선회 코너에 서서

한참 바라보고 있었더니 아내가 "하나 골라봐!"

라는 말을 듣자마자 이내 광어회 한 팩을 집었다.

그랬더니 아내가 "먹고싶으면 그냥 사면 되는데

뭘 망설여? 내가 회를 안먹어 내 눈치 보는겨?"

라며 웃었다. 사실 마트는 비싸서 망설이는 것,

이따금씩 주문진으로 가서 생선회를 사다보니

값이 비교가 되어 선뜻 손이 가지않았던 것이다. 

저녁에 내가 기른 채소와 함께 광어회를 맛있게

먹었다. 소주 반병은 생선회 맛을 더 돋구었다.


오늘은 딱히 이렇다할 한 일이 없다. 일이라 하긴

그렇지만 한 가지가 있구나! 여러군데의 꽃밭에

가늘지만 질긴 끈으로 화초의 쓰러짐 방지를 해

놓았다. 여름과 가을 화초는 꽃대가 길게 올라와

꽃을 피운다. 헌데 녀석들은 꽃무게를 이기지도

못하면서 키를 멀대처럼 키우고 꽃을 많이 피워

바람이 불면 그냥 쓰러지고 나자빠진다. 그러다

보니 너저분하여 보기가 좀 그렇다. 지나다니는

길가에 쓰러지거나 비스듬하게 쓰러져 있으면

통행이 좀 불편하기도 하다. 특히 매일 아침마다

걷기운동을 하는 아내가 불편할 것 같아 정리를

했더니 깔끔해졌다. 모처럼 아내에게 점수 따는

일을 했구나 싶다. 내일 아침 미소를 지을 아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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