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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뭄끝에 단비 


2025년 7월 14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스무날 


긴 가뭄끝에 고맙고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어제 저녁무렵에 시작한 비였지만 강수량이 

그리 많지않은 10mm이지만 이게 어딘가? 

가뭄에 목말라하던 농작물이 생기를 찾았다. 

조금 더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오감타 여기는 농부 마음이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아침은 영상 16도였고 

한낮에도 22도를 기록한 기온이라 그렇게도 

더웠던 폭염은 일단 주춤하고 서늘하여 좋다. 


주말을 쉬고 식물원에 일을 나가는 날이었다. 

가랑비가 오락가락, 여느날과는 다르게 일을 

해야했다. 쉬땅나무 제거작업을 잠시 한 다음 

비밀의 화원 산수국 정원 오솔길에 삐져나온 

산수국 웃가지 자르는 일을 했다. 관람객들의 

탐방로라서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웃가지를 

조금씩 자르라고 식물원 관계자가 부탁했다. 

지금 꽃이 피기 시작하는 산수국이라 웃가지를 

자르고 보니 너무 아까웠다. 동료들 중에 막내 

부부가 집에 가져다 삽목을 하라며 좋은 가지를 

골라 손질을 해주었다. 모종판에 상토를 깔아서 

물을 듬뿍 주고 가져온 산수국 가지를 꽂아놨다. 

이렇게 가을까지 물을 주면서 관리하면 뿌리가 

생기게 된다. 그때쯤 제자리에 옮겨심으면 된다. 

모종판에 심다보니 가지가 78개다. 모종으로 

자라게 되면 너무 멋지고 훌륭한 산수국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농사에는 빗물이 최고의 양분인 것 같다. 

그동안 가뭄으로 물을 주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적은 양이라도 비가 내려 촉촉하게 적셔주는 게 

백번 더 낫구나 싶다. 생기를 잃어가던 농작물이 

빗물을 머금어 싱싱하게 되살아난 것을 보니 참 

좋다. 비를 내려준 하늘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오이 덩굴과 노각 덩굴이 

아주 싱싱하고 주렁주렁 매달린 오이가 예쁘고 

드디어 노각도 열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몇 개는 

꽤 자라 이번 주말쯤이면 큼지막한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아내는 오이와 노각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해마다 오이와 노각은 다른 것에 비하여 

많이 심는 편이다. 비록 가뭄으로 힘들긴 했으나 

올해 오이농사는 풍작이다. 지난해보다는 적게 

심었지만 수확은 훨씬 더 많이 했으니 말이다. 

요즘 자연마트 장바구니에는 오이가 주인공이다. 


오늘은 아내가 요즘 밭에 물주기 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삼계탕을 끓여주었다. 정작 본인은 먹지 

않는 음식이지만 남편인 촌부가 좋아하고 더운 

여름날 일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으니 보양식을 

먹이려는 아내의 배려와 정성이 너무나 고맙다. 

뿐만아니라 저녁에는 손수 만든 밥솥케익으로 

야식을 준비했다고 했다. 건포도를 넣고 만들어 

더 맛이 좋다. 도시와 달리 제과점이 멀고 시골 

빵집이라 그런지 영 마음에 들지않아 본인만의 

레시피로 집에서 만들어 굽는 것이 모든 면에서 

더 좋고 맛있고 위생적이고 경제적이라고 한다. 

음식도, 간식도, 야식도 아내가 손수 만든 것에 

맛들어 있는 촌부는 복 받은 사람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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