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수확과 나눔의 기쁨, 먹는 재미
2025년 7월 6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열이튿날
어제 촌부가 밭에 물주기 하느라 법썩을 떨어서
하늘이 노했는지 아님 불쌍해 보여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두어 시간 이슬비가
내렸다. 흙먼지 잠재울 정도 아주 미약한 비였다.
강수량은 겨우 1mm라고 했다. 꽤 심한 가뭄에
이마저도 오감타 싶다. 오늘은 물주기를 안했다.
적은 양의 비였지만 농작물은 꽤 싱싱해 보였다.
비록 가뭄이라고는 하지만 수시로 물주기를 하여
그런지 농작물 수확량이 차츰 늘어 기분이 좋다.
오늘도 그랬다. 우리도 먹고 나눔을 하려고 꽤나
많은 상추를 뜯었다. 우리 두 집 넷이서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는가? 거의 대부분을 나눔으로 해결
한다. 오늘은 농사를 짓지않는 이웃 마을 두 집에
나눔했다. 늘 얻어먹어 어쩌냐며 너무 좋아했다.
여전히 푸짐한 자연마트 장바구니다. 오이, 호박,
가지, 풋고추, 방울토마토와 싱싱한 부추까지...
저녁무렵 블루베리 두 번째 수확을 했다. 혼자서
땄더니 아내가 함께 했으면 훨씬 수월할 텐데 왜
그러냐면서 성화였다. 가능한 아내에게는 밭일을
시키지 않으려는 촌부의 갸륵한 마음 잘 알면서...
우린 블루베리를 거의 매일 아침마다 먹고 있다.
아마 십수년은 넘었지 싶다. 지금까지는 사먹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확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극히
미미한 양이다. 올해는 자급자족에 어느 정도쯤
되려는지 잘 모르겠으나 지금 추세에 의하며 꽤
될 듯 싶다. 오늘 2.7kg이고 첫 수확은 1.5kg쯤
되었으니 앞으로의 수확량은 경험이 없어 예측을
못하겠다. 어쨌거나 지난날에 그렇게 블루베리를
길러서 자급자족을 해보고팠던 꿈을 이루게 되어
이 얼마나 보람되고 뿌듯하고 기쁘고 좋은지...
농담삼아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하고 하는데...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이 말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는 말과 같은
맥락 아닐까 싶다.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촌부는 후자, '먹기 위해 산다'고 당당히 말한다.
그러다보니 아내는 뭐니뭐니해도 먹는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렇다고 촌부가 까탈스런
식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정말 아무것이나 잘
먹는다. 그렇긴 해도 아내는 나름의 생각, 방법을
총동원 때론 인터넷 정보를 통해 음식조리에 온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남들의 판단은 모르지만
가족들의 평은 아주 좋다. 촌부는 복 받은 것이다.
아주 조금이지만 비가 내렸고 우중충한 날씨에는
어묵꼬치우동과 부추겉절이가 제격이라고 점심
준비를 했고, 저녁은 대패삼겹살볶음과 상추쌈을
준비했다. 다른 반찬이 전혀 없어도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상추쌈에는 쑥갓, 풋고추는 기본이다.
쏘맥을 몇 잔 곁들였더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먹기 위해 사는 식충이긴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살이 전혀 잘 안찌는 아주 비경제적인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