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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장마철의 가뭄이긴 하지만... 


2025년 7월 4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초열흘날 


벌써 한여름이란 말인가?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로 고생이라고 난리다. 

다행히 우리 고장은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내려지지 않은 몇 군데 안되는 예외지역이다. 

오늘 오후 서울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는데 

얼마나 더운지 정말 죽을 맛이라고 했다. 밤엔 

내내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여 잠을 잔다고... 

이곳 산골도 한낮엔 덥긴 해도 해가 넘어가면 

서늘하다. 다른 고장 사람들에겐 죄송하지만  

우리는 창문을 닫고 잔다. 밤공기가 서늘하여 

혹시 감기라도 걸리면 낭패라서 그렇게 한다. 

오늘 아침 기온은 18.7도, 한낮은 25.6도였다. 

아침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저녁까지 비소식이 

있었으나 오후에 잠시 빗방울이 듣다가 말았다. 

비가 없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그새 

장마는 끝났다고 한다. 참으로 기이한 장마였다. 

그나저나 가뭄이 심해 걱정스럽다. 25년 세월 

작은 농사를 지어오고 있긴 하지만 올여름 같은 

비가 없는 장마는 처음이다. 비가 좀 내렸으면 

좋겠지만 하늘의 뜻인지라 그저 속만 태운다. 


재밌다고 해야할까? 아님 신비로운 자연현상, 

자연의 이치라고 해야할까? 분명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비없는 장마에 가뭄이 들어 농작물은 

목마름에 지쳐 어쩔 수 없이 물을 주고 있는데 

온갖 야생초와 화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다. 커다란 꽃을 피운 백합이 그렇고  

이제 여러 색깔로 꽃이 피기 시작하는 백일홍이 

그렇다. 또한 한창 만개하여 뽐내는  낮달맞이꽃, 

백리향이 극심한 가뭄을 이기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고 대견스럽다. 농작물도 이렇게 강하면 

좋겠구나 싶지만 그저 바람일 뿐이다. 


가뭄에 아랑곳하지 않는 건 또 있다. 잡초들이다. 

밖에만 나가면 촌부의 손은 영락없이 풀을 쥐고 

있다. 오며가며 발견한 잡초를 뽑아 들고있는 것, 

이럴 때마다 촌부와 아내가 나누는 대화를 보면... 

"손에 쥔 것이 뭐야?" 

"보면 모리나? 잡초 뽑았제!" 

"못말린다, 못말려! 우야모 좋노?" 

"우쩌기는? 볼때마다 뽑으모 일이 안되는기라!" 

농사짓는 밭이나 꽃을 키우는 꽃밭에 잡초들이 

자라는 꼴을 못보는 촌부라서 허구헌날 손에는 

뽑은 풀을 들고 있는 것이다. 손톱 밑에 시커먼 

때가 사라지지 않는 하절기라서 아내가 걱정을 

하고 있어 하는 말이다. 


비록 가뭄이 들어 힘든 것은 목말라하는 채소들 

뿐만아니라 물주기 하느라 물조리를 들어야하는 

촌부도 그렇다. 하지만 정성을 들이는 덕분인지 

아주 튼실하게 잘 자라주는 채소들이 참 고맙다. 

오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지금껏 100개는 땄지 

싶다. 아내는 오이지를 담그고 오이장아찌까지 

담가놓았다. 앞으로도 한동안 따는 오이로 계속 

담글 것이란다. 오늘은 애호박과 오이를 아내가 

나눔도 했단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기 시작한다. 내일 아침에는 첫 수확을 

할 것 같다. 지금부터 우리의 건강을 챙기게 되는 

것은 방울토마토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읍내 

의사들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것 아닌가 몰라? 


오늘은 식물원에 나가는 날이었다. 새로운 멤버 

한 분이 합류했다. 시니어클럽 요청으로 인원을 

2명을 충원하기로 하여 그 중 한 명이 먼저 왔다. 

그만큼 기존 우리 4명의 일이 수월해지는 것이라 

좋다. 오늘도 그늘진 숲속에서 쉬땅나무를 뽑는 

일을 했다. 쉬땅나무로 빼곡했던 곳이 훤해졌다. 

식물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며 쉬땅나무를 캐낸 

자리에는 산수국을 식재할 계획이라며 고생을 

시켜 죄송하지만 훤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도 보람을 느낀다. 지금까지 뽑아내고 캐낸 

쉬땅나무를 모두 합치면 대형트럭으로 한가득은 

넘지 싶다. 이제 6명이 되면 한결 더 수월하게 

될 것 같은데 언제쯤 한 명이 마저 합류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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