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세 종류의 밭이 공존하는 산골집 


2025년 6월 29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유월 초닷샛날 


6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한여름 날씨 같았다. 

장마철이라 하기에는 무색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침 기온 영상 20.8도, 한낮은 오늘 처음으로 

30도를 넘겼다. 영상 30.5도 폭염, 높은 습도로 

후덥지근하고 무더운 날씨였다. 그렇긴 했지만 

사방 창문을 열어놓았더니 시원했다. 우리집에는 

에어콘 없이 25년째 지낸다. 시냇물가 데크쪽의 

통창을 열어놓으면 숲속에서 부는 바람과 함께 

시냇물 바람이 엄청 시원하게 집안으로 유입되어 

전혀 더위를 느끼지 않고 지낸다. 오늘도 그랬다. 


바깥 날씨가 워낙 더워 오늘은 아침에 잠시잠깐 

밭에 나가 한바퀴 둘러보고 알맞게 자란 오이를 

몇 개 수확한 것 외 바깥 일은 전혀 하지않았다. 

잠시잠깐만 나가도 아내가 이 더위에 무슨 일을 

하느냐면서 호통을 치게 된다. 촌부를 위함이다. 

그래서 오늘은 온종일 집안에서 아내를 도왔다. 

전날부터 아내가 마늘 껍질 벗기는 마늘까기를 

하고 있어 함께 도왔다. 데크창문 활짝 열어놓아 

시원한 바람결이 너무 좋았다. 아내와 둘이 앉아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마늘을 깠다. 

저 많은 마늘을 언제쯤 다 깔까 싶었지만 둘이서 

하다보니 점심무렵이 조금 지나 마무리 되었다. 

그런 다음 아내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에 

갈아서 봉지에 소분하여 냉동보관을 해두었다. 

이렇게 갈무리를 해놓고 내년 이맘때까지 아내 

요리의 좋은 양념이 되는 것이다. 


오늘처럼 일기 쓸 거리가 없는 날에는 그런대로 

둘러 될 만한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보이는 것 

자체가 부지기수이니 말이다. 일기의 화두라고 

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하절기 촌부의 놀이터, 

농사를 짓는 밭에 대하여 몇 자 옮겨보려고 한다. 

촌부가 시도때도 없이 밭에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세 종류의 밭이 공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는 하절기 우리의 먹거리를 내어주는 

텃밭이다. 큰밭의 옥수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채소들이 자란다. 젊어서 도시생활을 했었기에 

농사를 배운 적은 없다. 25년전 이곳에 온 이후 

마을분들께 배우면서 텃밭농사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늘 초보란 생각으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나름의 온갖 방법을 총동원, 시행착오를 겪으며 

짓는 텃밭농사이다. 그래도 자급자족은 물론이고 

이웃이나 지인들과 나눔도 하고 있으니 이제는 

아마추어를 벗어나 준프로 수준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밭은 나물밭이다. 나물 뜯으러 산에 가는 

것을 겁내하고 꺼려하는 아내를 비롯한 식구들을 

위해 단지내에 나물밭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꽤 오래 되었다. 그물망 울타리 안쪽은 오래전 

밭에서 나오는 크고작은 돌멩이를 던져놓았던 

곳을 치워 갈아엎어 나물밭을 조성했다. 처음에 

부추, 조선대파를 심었고 한참 후에 눈개승마와 

명이나물밭을 만들었고 작은밭 가에는 잔대를 

심어 번식을 시켰다. 그 외 단지 곳곳에 조성한 

나물밭에는 곤달비, 명이나물, 잔대, 곰취, 참취, 

곤드레, 개미취, 더덕, 두릅이 자라고 있어 우린 

산나물 채취하러 산에 가지않아도 될 정도이다. 


그리고 세 번째 밭은 꽃밭을 농사짓는 텃밭 안에 

조성해 놓았다. 혹자들은 꽃밭은 집 부근에 있는 

것이지 무슨 밭 가운데 만드느냐고 한다. 아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밭에서 일을 하다가 짬짬이 

쉬는 시간에 꽃밭에 핀 꽃을 보는 것은 더 없는 

휴식이며 즐거움이고 기쁨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물밭 산나물도 야생초라서 예쁜 꽃이 

피는 야생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밭 사이 군데군데 자투리 땅은 모두 다 꽃밭이다. 

야생화가 주종을 이루지만 코스모스, 메리골드, 

과꽃, 봉숭아, 백일홍과 같은 일반적인 화초들도 

함께 심어놓았다. 관리가 다소 힘들기는 하지만 

산골살이의 특혜라고 여기며 농사짓는 틈틈이 

꽃밭을 가꾸고 있는 것이다. 농사를 짓으며 예쁜 

꽃도 보고, 산나물 뜯으며 야생화도 관찰하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56 촌부의 단상-이틀치 일기를 한꺼번에 쓰다보니... 1 2025.06.24
455 촌부의 단상-촌부네 텃밭에는... 1 2025.06.25
454 촌부의 단상-쉬는 날이 더 바쁘군! 1 2025.06.26
453 촌부의 단상-축대 풀정리를 했더니... 1 2025.06.27
452 촌부의 단상-오늘 하루도 풀과 함께... 1 2025.06.28
» 촌부의 단상-세 종류의 밭이 공존하는 산골집 1 2025.06.29
450 촌부의 단상-어쭙잖은 농부의 농사짓는 법 1 2025.07.01
449 촌부의 단상-고향 남해, 참말로 멀다! 1 2025.07.03
448 촌부의 단상-장마철의 가뭄이긴 하지만... 1 2025.07.04
447 촌부의 단상-모처럼 영화관람을... 1 2025.07.05
446 촌부의 단상-수확과 나눔의 기쁨, 먹는 재미 1 2025.07.06
445 촌부의 단상-가뭄에도 수확의 기쁨을... 2025.07.08
444 촌부의 단상-폭염에도 꽃은 피는구나! 2025.07.09
443 촌부의 단상-고교야구 명문 덕수고 파이팅~!!! 1 2025.07.10
442 촌부의 단상-제발 비 좀 내려주이소! 1 2025.07.11
441 촌부의 단상-이래저래 오늘은 기쁜 날이네! 1 2025.07.12
440 촌부의 단상-반가운 비소식이 있더니 드디어... 1 2025.07.13
439 촌부의 단상-가뭄끝에 단비 1 2025.07.14
438 촌부의 단상-비가 좀 더 내려도 되는데... 1 2025.07.15
437 촌부의 단상-시니어 일도, 농사도 보람을 느끼며... 2025.07.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