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지루한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2025년 6월 20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오월 스무닷샛날
하루종일 장맛비가 꽤 거센 바람과 함께 내렸고
지금 저녁에는 낮보다 더욱 세차게 내리고 있다.
뉴스에 곳곳에 비피해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산중턱 막다른 곳, 우리집은 다행스럽게도 오늘
장맛비로 인한 피해는 없다.
오늘은 식물원에 일을 나가는 날, 꽤 세차게 부는
바람과 함께 내린 장맛비로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시간을 맞춰야 하는 일은 아닌
것이라서 실내에서 일을 하여 오히려 수월했다.
2시쯤에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면 2시반쯤 된다.
오자마자 밭작물이 걱정되어 세 군데 밭을 둘러
보았다. 세찬 비바람에 큰밭의 옥수수 몇 그루가
쓰러진 것 외는 피해는 없었다. 오히려 빗물 잔뜩
머금은 농작물은 생기가 도는 듯했다. 눈에 띄게
쑥쑤 잘 자라는 것이 반가워 비를 맞으며 미소를
지었다. 사정 모르는 사람이 촌부의 이런 모습을
봤다면 "저 영감탱이 비오는 날 와 저러고 있어?
실성했는갑다!"라고 하지않았을까 싶다.
잠시 장맛비가 소강상태인 틈을 타 우의를 입고
큰꽃으리 두 그루를 얼마전 현관옆에 심어놓은
것들 옆에 옮겨심었다. 그래봐야 몇 그루 안된다.
내년쯤이면 예쁜 꽃이 피게 되리라 기대해본다.
큰꽃으아리 옆에는 물받이가 있다. 장맛비가 꽤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물받이 부근은 깔끔했다.
빗물이 넘치지는 않았다. 그동안은 비가 내리면
물받이에서 넘치는 빗물이 현관입구에 튀었는데
이젠 괜찮다. 얼마전 물받이를 분해하여 청소를
한 덕분이다. 조금만 움직이면 불편이 없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 것이라 반성을 하게 된다.
비오는 날은 꽃이든 나무든 옮겨심기에 좋은 날,
라일락 어린 모종 대여섯 그루와 코스모스 모종
조금을 얻어와 심었다. 단지에 있는 나무와 꽃을
관리하는 것도 좋지만 없는 품종을 자꾸 얻어다
심게 된다. 이러다 또 온통 풀밭(꽃밭)을 만드는
것 아닐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고 자꾸 꽃에
대한 욕심을 부리게 된다. 심었다가 캐내는 일이
생기더라도 일단 심어놓고 보는 것, 남들이 보면
이런 모습은 쓸데없는 욕심이라 할지도 모른다.
"허허~ 꽃에 미친 욕심쟁이 영감탱이로구만!"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