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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꽃피는 산골, 물주기 하는 촌부 


2025년 6월 9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오월 열나흗날 


안개 자욱한 아침, 

기온은 영상 14도였다. 

하지만 한낮은 무척 더웠다. 

오후 2시 30분 영상 27도였다. 

좀 이르긴 하지만 분명 이젠 여름이다. 


무척 덥다는 말을 하게 되지만 

그나마 꽃을 보는 재미에 더위를 잊는다. 

작약, 독일붓꽃, 노랑꽃창포, 불두화, 붓꽃, 

함박꽃(산목련)이 한창 만발하여 뽐낸다. 

중앙통로에는 하얗게 핀 데이지 꽃이 예쁘다. 

저만치 큰밭가 언덕배기에는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하여 꽃내음, 꽃향기가 참 좋다.  

꿀을 따는 벌들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그랗게 핀 꽃송이가 특이한 명이나물 꽃도 

한 미모 한다는 듯이 예쁘게 피었다. 멋지다. 

식물원의 분홍 찔레꽃도 예쁘고 향기로웠다. 


해질녘 이른 저녁식사 마치고 밭으로 나갔다. 

연일 때이른 더위, 가뭄이 밭작물을 괴롭힌다. 

벌써 며칠째 채소들에게 물주기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물주기를 하는 것은 힘들지는 않다. 

다른 일과는 달리 물과 함께하는 일은 괜찮다. 

물을 주었더니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들오는 채소들의 싱그러움이 너무 좋다. 

농사는 정성을 들인 만큼 보람을 얻는 것이다. 


"그나저나 비소식은 언제쯤 있으려나? 

제대로 된 비가 내리지는 않더라도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지면 좋으련만..." 

혼자 이렇게 중얼거리며 땅거미가 질 무렵 

집으로 들어왔다. 아내가 "고생했수!"란다. 

씻고 나왔더니 "오늘 야식은 웨지감자야!"란다. 

식용유에 튀기는 것이 아닌 올리브오일로 구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단다. 맛있게 잘 먹었다. 

아내가 "우리 아들 웨지감자 잘 먹는데..."란다. 

"이 할마시 또 아들 생각나나? 오면 해줘라!" 

녀석은 지엄마의 이런 마음을 알고 헤아릴까? 

딱 한 가지 빼고는 더없는 효자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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