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살이 큰 숙원사업 하나 해결
2025년 5월 30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오월 초나흗날
이른 아침 기온 영상 6.5도, 꽤나 선선했다.
자욱한 안개, 공기는 맑고 신선함이 참 좋았다.
한낮은 따스함을 너머 더위를 느낄 정도였다.
불과 며칠전에만 해도 연두연두 하던 모습은
어느새 초록초록 신록의 계절을 향해 내달린다.
요며칠 하도 어수선해 일기 쓰기를 잠시 멈췄다.
25년만에 1, 2층 욕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느라
겨를이 없고 경황이 없어 모든 SNS활동을 일시
중단을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긴 세월 이어오는
습관이고 버릇인지라 간략하지만 써놓기는 했다.
예고없이 일시멈춤을 했더니 여기저기에서 많은
분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 '어디 아프냐?' 등등
염려와 걱정된다며 전화, 문자, 카톡으로 연락을
주셨다. 참 고맙고 감사했다. 아울러 미리 예고를
못함이라 많이 죄송했다. 그래도 기분좋은 것은
하잘것없는 촌부의 단상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계시다는 것이라서 감사할 따름이다.
25년전 목조주택을 지었는데 건축회사 선택에
오류가 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구조는 그런대로
나왔다. 하지만 설상가상 시공을 맡았던 목수를
잘못 만났던 것, 여러가지 하자는 물론 시공상의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었고 잡음, 마찰도 있었다.
평생에 내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짓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마음 고생도 꽤 했었다.
그간 몇 차례의 보수공사를 해야만 했다. 그 중에
큰 공사는 지붕공사와 창호공사, 욕실공사였다.
지붕, 창호공사는 시차를 두고서 마무리를 했다.
보수비용이 만만찮은 공사라서 한꺼번에 하기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었다.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된
욕실공사를 드디어 이번에 큰맘 먹고 한 것이다.
아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솔직히 말해
집에 손님이 오시면 욕실에 들어가는 것이 정말
싫었다. 겉은 멀쩡한 전원주택인데 비해 하자로
엉망인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
했듯이 보수비용이 꽤 많이 소요되는 공사라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지금껏 지내왔으나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공사를 단행했다. 참 다행인 것은
우리에겐 인복이 있구나 싶다. 우리 청바지클럽
회원들 중에 마을 이장이면서 35년 타일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아우에게 안심하고 공사를 맡길
수 있었다. 예상보다 해체를 하고보니 심각했다.
그래도 아우는 두 말없이 공사를 너무 꼼꼼하게
잘 진행했다. 집안은 완전 이사를 하듯이 너무나
혼잡했다. 그렇게 나흘을 지내야만 했다. 아내는
고생하는 이장의 모습이 친아우처럼 느껴졌다며
나름 정성을 다해 나흘간 새참을 만들어 대접을
했고 아우도 형수님 덕분에 일할 맛이 났다면서
좋아하는 것이었다. 당초 예상보다 조금 초과된
공사비였지만 마지막날 일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송금을 해줬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흐뭇해
하는 아우는 끝까지 하나하나 챙기며 점검하여
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를 하는 내내 지켜보니
정말 꼼꼼하고 정교하게 작업을 하는 모습이라
감동을 했다면서 아내는 왜 진작 하지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아우가 그랬다. "형님! 최선을 다해 시공했으니
형수님하고 50년은 끄덕없이 살 수 있을겁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늘 재밌게 사시드래요."라고
했다.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 믿음이 가긴 했지만
듣고보니 좀 과하다 싶어 껄껄껄 웃으며 답했다.
"고생많았고 고맙네. 그런데 이 사람아! 내 나이
70인데 50년을 더 살면 대한민국 최장수 노인
되겠네 그려~"라고... 숙원사업인 욕실 리모델링
공사는 이렇게 잘 마무리가 되어 우린 흐뭇하다.
공사가 다 끝나고 뒤죽박죽이던 집안을 치우느라
바빴다. 오늘 오전까지 뒷마무리 대청소 하느라
아내와 둘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했지만 힘든
느낌은 전혀 없었고 덕분에 온집안이 깔끔해졌다.
"이젠 손님이 와도 창피한 마음은 없을 것 같다"
라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짠했다.
앞마당에 나갔더니 우리의 흐뭇함을 안다는 듯이
함박꽃(산목련)이 활짝 피어 웃음짓고 있었다.
P.S:찍고보니 사진이 실제 보다 영 아니다.
아주 깔끔하고 좋은데 말이다. 이참에
사진찍는 법을 배워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