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닭에 술한잔...이제 그만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이 정도만 와도 충분하고 더 이상 바랄것이 없으니 햇볕을 보고싶은 촌부의 마음이다. 그런데 하늘은 촌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이슬비가 부슬거린다. 어쩌면 이렇게 내리는 비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지않을까 싶다. 그나마 다른 이웃이나 다른 고장의 비피해에 비하면 천만다행이라고 여기며 감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올라오는 길옆 개울에 거세게 흐르는 많은 양의 물을 못이겨 조금 유실되어 이장님께 피해신고를 하였다. 자꾸 패이고 물에 쓸려 내려가기전에 복구를 해야 할텐데 우리들 힘으로는 무리다.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데... 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이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고 궂은 날씨인데도 식물들은 우리의 걱정하는 마음을 위로하는 듯 예쁘게 꽃을 피운다.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동자꽃도 피고 덩쿨이 장작더미를 감고 오르던 매꽃도 연분홍색 꽃을 피운 산골의 아침이다.
어제는 종일 가랑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였다. 비때문에 며칠째 손을 놓고 일을 제대로 못하였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우의를 입고 장비를 챙겨 일을 시작하였다. 시냇가 주변의 나무들이 너무 우거져 전지를 한 것이다. 또한 잡초들도 비를 맞으며 키가 엄청 자라 보기가 싫을 정도라서 모두 뽑아 제꼈다. 비에 젖고 땀에 젖어 몰골은 물에 빠진 생쥐마냥 엉망이었지만 늦은 오후까지 일을 마치고 나니 얼마나 마음이 개운한지 모른다. 촌부가 정리한 것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산골아낙이 오더니 건너마을에 사시는 큰처남댁에서 전화가 왔단다. 토종닭을 삶아 놓았으니 건너와 함께 술한잔 하자고... 허허~ 촌부를 위해 처갓집에서 씨암닭까지... 큰처남이신 형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토종닭 백숙에 한잔 거나하게 하고 왔다. 이런 즐거움이 산골사는 맛이고 멋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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