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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본격적인 텃밭농사, 모종심기 


2025년 5월 18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사월 스무하룻날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거의 아침마다 내리던 서리가 그치고 

기온도 두 자릿수로 올라가고 있는 시기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영상 11도의 기온에 

어젯밤에 내린 비로 인해 밭고랑이 축축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해도 될 것 같아 

밭에 모종을 심기로 했다. 어제 봉평장에 나가 

사왔던 모종에다 촌부의 산골살이 멘토이신 

유氏 어르신께서 챙겨주신 모종과 매년 이맘때 

손수 기른 모종을 주셨는데 오늘도 맛있는 상추, 

세 종류의 꽃모종을 듬뿍 챙겨주셨다. 참 고마운 

정이 넘치는 그런 분들이시다. 이렇게 챙겨주신 

모종을 길러 자급자족은 물론 받은 만큼 다시금 

나눔으로 그 분들의 따스한 정을 또다른 분들께 

전달하는 것이 촌부의 텃밭농사 기본인 것이다. 


이른 아침에 아내와 함께 밭에 나가 모종심기를 

했다. 우선 밭두둑에 미리 간격을 맞춰서 표시해 

놓은 곳에 구멍을 뚫는다. 요즘에는 손쉽게 뚫을 

수 있는 타공기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25년전 

구입한 구식 타공기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큰 농사가 아니고 아직 쓸만하여 지금껏 사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구식 타공기로 뚫은 

밭두둑에 모종을 하나하나 놓아주면 뒤를 이어 

아내가 모종삽 들고 정성을 다해 모종을 심는다. 

오늘 이렇게 심은 모종이 몇 개인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세 군데의 밭을 모두 다 채워놓았다. 

지금부터 아침마다는 물론이고 수시로 돌보면 

땅은, 밭은 거짓없이 모종을 길러 우리가 원하는 

채소와 열매를 우리에게 돌려줄 것이라 믿는다. 

오늘 텃밭농사 환상의 복식조는 참 열심히 했다. 


우리의 먹거리를 위한 모종을 심은 것에 뒤이어 

우리의 눈과 마음, 정신적인 면을 즐겁게 해주는 

화초도 심었다. 메리골드는 작은밭가 야생화밭 

양옆에 심었다.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는 꽃이라 

할 수 있는 과꽃과 맨드라미는 작은밭가 그물망 

옆에 두 줄로 심었다. 아내가 동요 '과꽃'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다. 우리 나이대 사람들은 모를 리 

없는 동요라서 몇 소절 부르다가 그만 울컥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여기서 과꽃을 좋아하는 누나가 아내가 아닐까 

싶었고 몇 해 전 우리곁을 떠나가버린 하나밖에 

없었던 처남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아내도 과꽃 

모종을 심으며 처남 생각을 했을 것이고 마음이 

짠했을 것이다. 앞마당엔 역시 아내가 좋아하는 

백일홍을 땅바닥에 동그랗게 원을 그어 심었다. 

다가오는 여름이면 오늘 심은 꽃들이 예쁘게 필 

것이다. 산골살이에서 가꾸는 야생화를 비롯한 

모든 꽃은 자연스럽게 기른다. 화단이 필요없다. 

꽃도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에 한군데 모아 기르면 그게 화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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