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채소들의 꽃...이른 아침 시원할 때 밭에 김을 좀 매볼까 했더니 틀렸다. 호미를 챙겨 들고 밭에 나가자마자 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장마철이라서 그런가? 금방 그칠것 같지는 않은데 제법 빗방울이 굵다. 비를 맞고 밭일하기도 그렇고 기왕 일찍 일어났으니 무얼할까 망설이다 쓰레기 분리를 수거를 하였다. 산골이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씩 면사무소 청소차가 올라와 수거해 간다. 내일이 청소아저씨가 오시는 날이다.
엇그제 24절기중 열번째 절기인 하지가 지났으니 이제 계절은 여름으로 접어 들었다. 모든 식물들의 모습은 짙은 녹색으로 변해간다. 여름이나 가을에 꽃이 피는 야생화들은 꽃을 피우기 위해 길다란 꽃대를 내밀었다. 가만히 살펴보면 봄에는 땅에 닿을 정도로 쫙 깔려있는 모습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기가 커지고 길다란 꽃대를 만들어 맨꼭데기쯤에 꽃이 핀다. 이런 관찰은 산골에 살면서 자연스레 보게 되는 것이고 이제는 촌부의 습관이 되고 취미가 되어 버렸다.
밭에도 이제 서서히 열매채소들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야생화나 일반화초들처럼 화려하거나 우아하거나 단아하거나 하는 모양은 아니다.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사람들에게 주기위해 꽃은 그다지 예쁘지 않은가보다. 하지만 촌부의 눈에는 녀석들의 꽃은 참으로 예쁘고 고맙다는 생각이다. 노랗게 피어 매달린 앙증맞은 오이꽃, 하얗고 자그마한 꽃인데 한송이에서 고추가 열려 달릴 것이고, 토마토 역시 자그마한 노란꽃에서 주먹만한 열매가 생길 것이며, 자주색 가지꽃은 가만히 살펴보면 꽤 예쁜데 머잖아 휘어질듯한 가지가 열릴 것이다. 왜 사람들은 호박꽃도 꽃이냐고 할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촌부의 눈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예쁘기만 한데... 호박꽃이 피면 벌들은 아예 머리부터 온몸을 쳐박고 사는 좋은 꽃이다. 그 꽃이 지기전에 뒤에 열매인 호박이 생겨난다. 머잖아 호박을 따서 전도 부쳐먹고 나물로도 먹을 수 있을 것같다. 호박꽃을 보니 어제 산골아낙이 단호박씨를 말려 둔 것이 생각난다. 씨를 버리지않고 말려 두었다가 까서 먹으면 아주 맛이 고소하고 좋은 견과류가 된다. 아직 꽃필 시기는 아니지만 옥수수도 실하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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