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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비내리는 날, 山寺를 다녀오다. 


2025년 5월 3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사월 초엿샛날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이른 아침 기온 영상 5도, 

한낮에도 영상 10도를 넘어서지 못했다. 

저녁에도 서늘하고 스산하고 한기가 느껴졌다. 

이런 날엔 난로에 장작 가득넣고 난롯불을 지펴 

실내기온을 뎁히면 뽀송뽀송하고 훈훈해 좋다. 

5월임에도 불구하고 난롯불 지피는 집은 아마도 

산골 우리집이 유일한 건 아닐까? 그러면 어때? 

오뉴월 봄날이든 칠팔월 한여름일지라도 내맘이 

내키면 난롯불을 지필 수 있는 것이지! 


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한가롭다. 

우산을 바쳐들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빗물방울 

대롱대롱 맺혀있는 나뭇잎이며 꽃잎을 바라보는 

마음은 여유로움이라 그런지 촉촉함이 좋았으며 

가벼운 기분이었다. 장독대앞에서 저만치 전선에 

산새 한 마리가 팥배나무 가지에 놓아둔 새집을 

향해 주시하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이내 휘익 

새집으로 날아들어갔다가 금방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새집 안에다 다시 집을 짓는 것인지 

아님 이미 알을 낳고 품어 새끼가 알을 까고나와 

먹이를 나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새집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으나 분명 새들에겐 

좋은 일이 있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자연에서 

함께사는 사람으로서 축하할 일이라 생각된다. 


아내가 월정사에 다녀오자고 했다. 

우선 드라이브 삼아 대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되돌아나와 장평을 지나 촌부가 일을 하는 곳인 

식물원을 거쳐 오대산 월정사로 갔다. 연휴라서 

관광객이 많기도 하고 부처님 오신 날, 초파일을 

앞두고 연등을 신청하러 오는 불자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해서 그런지 많은 인파로 상당히 붐볐다. 

가족등을 신청하고 몇 자 우리의 소원을 적었다. 

법당에 부처님을 뵙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법당에는 불자들에게 

부처님 진신 사리 친견을 할 수 있게 하여 아내와 

함께 합장으로 볼 수가 있어 흐뭇하고 뿌듯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초파일에 절에 가야하는 것이 

마땅함이지만 우리는 미리 다녀온 것이다. 워낙 

인파가 몰리고 자동차가 밀리는 그날을 피하여 

해마다 우리는 미리 다녀오곤 한다. 우리는 굳이 

복잡한 그날 절에 꼭 다녀와야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다. 혹자들은 불자라면 당연히 부처님이 

오신 그날에 절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형식이나 절차, 격식보다는 더 

중요한 것은 부처님을 향한 마음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고 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비가 내리는 날이지만 山寺를 다녀온 것이다. 


월정사에 다녀온 늦은 오후, 

아침나절 단지를 돌아보면서 작은밭 사잇길가 

꽃밭에 비비추가 군데군데 보였던 게 생각나서 

소탕작전을 펴기로 했다. 잠시잠깐이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호미를 들고보니 장난이 아니다. 

모두 제거하고나니 꽃밭 한 쪽은 맨밭이 되었다. 

여긴 이미 꽃창포 씨앗을 잔뜩 뿌려놓아 머잖아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올해는 꽃을 볼 수 없을 

것이지만 내년부터는 손이 가지않게 되고 꽃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집앜 주목나무 밑에 꽃씨를 

뿌려놓았다. 엊그제 대화 던짓골 아는 아우네가 

심어보라고 준 나팔꽃을 비롯한 세 가지 꽃씨다. 

넓은 단지인데 마땅한 곳이 없어 여기에 뿌렸다. 

잘 발아가 되면 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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