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훌쩍 떠난 여행 2일차 


2025년 4월 30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사월 초사흗날 


오늘은 멀리 굴비 고장, 전남 영광 법성포 인근 

백수란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법성포에서 

굴비정식으로 식사하고 와서 여독과 식곤증에 

피곤이 엄습하였는지 이내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일어나보니 밤이 꽤 깊었다. 일기를 써야겠기에 

스마트폰을 붙잡고 사진편집은 해놓았으나 글이 

영 제대로 안된다. 오늘 다녀온 여행지 순서대로 

그냥 대충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싶다. 


아침나절 군산에서 갑작스레 여행지를 추가했다. 

고창에 가는 길, 삼례 책마을과 그림책 박물관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이곳에는 2017년에 인연이 

된 엄미영 작가님이 그림책 미술관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8년만에 모처럼 만날겸 도시가 아닌 시골, 

지방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곳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는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엄쌤의 반가운 환대에 감사했다.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특별한 문화공간이니까. 


삼례에서 엄작가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고창을 

향해 1시간 반 가까이 내달렸다. 아내도, 촌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청보리밭을 보러 고창으로 

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넓게 펼쳐진 

청보리밭은 처음이다. 그야말로 녹색의 향연이요, 

바람에 넘실거리는 청보리의 물결이 장관이었다. 

문득 '누구의 생각이었을까?'하며 대단한 발상이 

아닐까 싶었다. 마음도 푸르름이요, 생각도 그냥 

초록으로 물드는 듯했다. 아내도, 촌부도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았으며, 너무너무 좋았다. 

주말이 아닌 평일인데 관람객이 많았다. 주말은 

엄청날 것 같다. 주문하고 1시간을 기다린 후에 

먹는 보리비빔밥은 별 것도 없었는데 꿀맛이었다. 

청보리밭에서 먹어 그런 것이겠지? 생각만 하고 

오지않았다면 틀림없이 후회를 했을 것이다. 


다음은 선운사로 향했다. 이곳은 1982년쯤으로 

기억하는데 해태제과 재직 당시 출장길에 들렸던 

곳인데 그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동백꽃도 

이미 지고 선운사로 가는 길가의 나무가 인상적인 

느낌이 남는 것이었다.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아 우리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특별한 계획도 없이 그냥 

무작정, 훌쩍 떠나온 이번 여행은 참 잘했다 싶어 

마냥 즐겁고 좋았다. 


이번에 훌쩍 떠난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 영광으로 

달려왔다. 한적한 시골의 숙소에 여장을 풀어놓고 

멀지않은 법성포로 향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굴비라는 글자의 간판이 즐비했다. 굴비의 고장이 

이렇구나 싶었다. 사실 여기 영광까지 달려온 것은 

사연이 있다. 오래전부터 아내가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에서 녹차물에 밥을 말아서 보리굴비를 얹어  

먹어보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원을 가지고 있어 꼭 

한번 그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굴비정식을 시켰더니 보리굴비, 굴비구이와 찌개, 

굴비전, 굴비말이, 간장꽃게장까지 한상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그 보리굴비 밥상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 아쉬움은 있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그 아쉬움은 마음에 든 숙소로 상쇄되었다 할까? 

한숨 자고 일어나 일기를 써고보니 날짜가 넘어가 

5월 1일이 되어버렸네.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256 촌부의 단상-산골부부의 농사가 시작되었다! 1 2025.05.02
4255 촌부의 단상-훌쩍 떠난 여행 3일次, 마무리 1 2025.05.01
» 촌부의 단상-훌쩍 떠난 여행 2일차 1 2025.05.01
4253 촌부의 단상-훌쩍 떠난 여행 1 2025.04.29
4252 촌부의 단상-산골집의 봄, 식물원의 봄 1 2025.04.28
4251 촌부의 단상-귀촌한 두 집이 뭉치다! 1 2025.04.27
4250 촌부의 단상-야생화 기르기 시행착오의 주인공 1 2025.04.26
4249 촌부의 단상-봄이 왜 이래? 2025.04.25
4248 촌부의 단상-쉬는 날이 더 바쁘군! 1 2025.04.24
4247 촌부의 단상-사골의 봄은 참 빠르게 달린다! 2025.04.23
4246 촌부의 단상-비 내리는 산골의 봄날에... 1 2025.04.22
4245 촌부의 단상-산골의 봄은 연두연두, 분홍분홍... 1 2025.04.21
4244 촌부의 단상-봄 시작인데 수확의 계절? 1 2025.04.20
4243 촌부의 단상-농사 시작, 야생화 관찰 2025.04.19
4242 촌부의 단상-온몸으로 봄을 만끽하는 산골살이 1 2025.04.18
4241 촌부의 단상-봄날은 바쁘구나! 1 2025.04.17
4240 촌부의 단상-분명 봄이 온 것이겠지? 1 2025.04.16
4239 촌부의 단상-경이로운 생명력 1 2025.04.15
4238 촌부의 단상-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로구나! 1 2025.04.14
4237 촌부의 단상-동창회 마치고 집에 왔더니... 1 2025.04.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