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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야생화 기르기 시행착오의 주인공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스무아흐렛날 


이른 아침,  

밖에 나가지마자 차디찬 공기에 몸이 오싹했다. 

온도계의 수은주는 영하 2도까지 떨어져 있고 

지붕위에는 찬서리가 내려 하얀색으로 덮었다. 

듣는이도 없는데 비맞은 중처럼 혼자 중얼중얼, 

"도대체 이게 뭣이여?  

 꽃피는 4월 하순에  

 무슨 영하의 기온에, 서리까지... 

 어서 들어가 난롯불이나 지펴야겠군!" 

곧장 들어와 난로재를 비우고 장작을 가득 채워 

난롯불을 지폈다. 서늘했던 실내가 훈훈해 좋다. 

뒤늦게 일어난 아내가 "따뜻해서 참 좋네!"란다. 


아침 식전에, 

주말이면 뭐하노? 촌부와는 별로 상관없는 것... 

뭘 할까? 맞다! 아직은 난롯불을 지피고 있으니 

장작을 조금 들여놓아야겠구나 싶어 종이박스 

서너 개에 장작을 담아 다용도 창고에 들여놨다. 

봄날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꽤 여러 날은 땔 수 

있을 게다. 봄날과 장작, 난롯불은 좀 어색하다. 


아침나절에, 

봄날의 시작과 함께 올봄에는 꼭 해야지 했었던 

일을 하기로 했다. 바로 야생화 기르기를 하면서 

시행착오라고 여겼던 비비추 뽑아내기를 하기로 

한 것이다. 25년전, 처음 단지에 들여놓은 것이 

비비추였다. 마을 아랫쪽 시냇물 거품소 주변에 

파릇파릇한 잎이 어찌나 좋아보였는지 비비추를 

몇 그루 캐다 집입구 축대 주변에 고루 심어놨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이 녀석이 얼마나 번식력이 

왕성함을 너머 대단한지 점점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도 조금씩 옮겨보자고 했다. 

바로 그 생각이 두 번째 시행착오였다. 비비추는 

영역을 정해놓은 다음 영역 밖에 번식하는 것은 

억제를 하는 것 외 다른 방법이 없음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몇 해 전부터 뽑고, 캐고, 없애기를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도저히 없앨 수가 없다. 


오전내내, 

오늘은 바로 맨처음 심어 시발점이 된 집입구의 

축대 주변 비비추 소탕작전을 펴기로 했다. 아주 

뾰족한 호미와 고구마 모종 심을 때 쓰는 도구를 

챙겼다. 돌틈은 물론이고 흙이 있는 곳에 빼곡히 

자라고 있는 비비추를 뽑고 캤다. 너무나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있을 뿐만아니라 사방으로 뿌리를 

뻗어가며 번식을 하는 비비추 특성을 엿볼 수가 

있었다. 자잘한 잔뿌리가 얽히고설켜 흙을 가득 

꼬옥 끌어안고 있어 캐내는 것이 그리 쉽잖았다. 

그래도 하나하나, 구석구석 보이는 비비추는 다 

색출, 캐냈다. 그 다음은 앞마당 곳곳에 숨어있는 

비비추도 뽑고 캐고 정리했다. 봄날의 햇볕은 꽤 

따사로왔지만 여름날의 태풍처럼 바람이 어찌나 

거세게 불어제끼는지 더운 줄 모르고 해치웠다. 

그렇긴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잔뿌리가 

남아 또 고개를 내밀게 될지도 모르니까. 하여간 

촌부의 야생화 기르기 시행착오의 주인공은 바로 

비비추였다. 


저녁무렵에, 

일찌감치 아내가 손수 만든 돈까스로 식사하고 

저 카페 아랫쪽 모닝가든 입구에 벌써 개미취가 

나왔더라며 아내가 아침 반찬으로 먹자며 조금 

뜯으러 간다고 하여 따라 나섰다. 겨울을 지내고 

나온 새잎이라 연할 뿐만아니라 맛도 향도 너무 

좋다. 많이 뜯을 필요없다. 먹을 만큼만 뜯는다.  

산나물을 뜯는 아내, 나물 다듬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이런 것이 산골살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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