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이 모종을 심으며...
6월을 시작한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열흘이 지나고 있다. 뭘 그렇게 바쁘게 지내는지를 모르겠는데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촌부의 마음이 급한 것인가? 이른 아침 동이 트기전에 일어나 아침일을 시작하였다. 흰민들레 직파를 하여 실패한 밭에 호박을 조금 심고 남겨둔 곳에다 오이모종을 심기로 하였다. 씨앗을 모종판에 부어 놓았는데 발아가 늦게 되어 이제서야 심은 것이다. 그나저나 무럭무럭 잘 자라 오이가 달리렸는지 모르겠다. 오이는 올해 처음 씨앗을 부어 모종을 하여 보았는데 그런대로 빈틈없이 튼튼한 모종으로 자라주었다. 문제는 지금부터 인데 그저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심었다. 지금껏 호박이나 오이를 이렇게 많이 심어보기는 처음이다. 호박과 오이 모종을 부으며 흰민들레 직파의 실패를 예상한 것도 아닌데 결론은 그런 결과가 되어 버렸다. 꿩대신 닭인지 닭대신 꿩인지...
아침일을 끝낼 무렵 하늘은 청명하고 퍼지는 아침햇살이 눈부시고 따가웠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온갖 농작물들의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는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지만 그것도 아니면 한번쯤 소나기라도 퍼부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촌부의 바람이다. 이 가뭄에도 아침이슬로 갈증을 이겨내며 예쁜 꽃을 피우는 아카시아며 작약과 붓꽃이 대견스럽다. 지금 한창인 아카시아는 꽃향기를 가득 뿜어 촌부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다. 꽃을 조금 따야 할텐데 영 시간을 못낸다. 오늘 따려고 했는데 갑자기 당일치기로 서울에 다녀와야 하니 또 미뤄진다. 이러다 올해는 아카시아꽃효소를 담그는 시기를 놓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엇그제 피었던 작약은 벌써 지려고 다음 꽃망울에게 임무교대를 청하고 있다. 큼지막한 꽃이 예쁘기는 하지만 피어있는 시간이 짧은 것이 아쉽다. 이제 붓꽃은 개화시기가 지나가고 있는 듯 점점 시들어 가려고 있다. 그래도 그 자태는 아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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