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이 오긴 오는구만!
2025년 4월 10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열사흗날
어젯밤에 내린 비는 극히 미미했으나 촉촉했다.
기상청 날씨누리에 면온의 강수량은 2.5mm
라고 했다. 내린 듯 만 듯한데 비의 영향 때문에
그런것인지 그새 온갖 새싹들 연두연두 하면서
고개를 내민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영상 6도였다.
안개인지 구름이 내려앉아 앞산 허리를 휘두른
모습에서 봄이 왔음이 느껴진다. 그렇긴 하지만
주말에는 비에 이어 진눈깨비와 눈이 내릴거란
기상청 날씨예보가 이 시기에 영 쌩뚱맞다.
오늘은 쉬는 날, 비가 내려 축축하여 딱히 할 일
없는 아니 못하는지라 봄이 오는 흔적을 찾았다.
어슬렁거리며 단지 곳곳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본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다. 긴 겨울, 눈이 그렇게도
많이 내려서 새봄이 올까 싶었던 생각은 촌부의
기우(杞憂)였던 것이다. 세 군데 명이나물밭에
가보았다. 두 군데의 옮겨심기를 한 곳보다 훨씬
더 쏘물게 많이 자란 씨앗으로 번식시킨 밭이 더
많이 꽤 자랐다. 여기저기 포기나누기로 나눔을
했음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반갑다. 생으로도 먹고 쌈으로도
먹으며 장아찌를 담가 고기를 먹을 때도 좋으며
그냥 밥반찬으로 먹어도 이만한 밥도둑이 없다.
삐뚝바리(눈개승마)도 새싹이 돋고 있다. 오래전
아주 어린 묘목을 심은 것인데 몇 해가 지나면서
목질화가 되어가고 있으며 꽤 포기가 풍성해지고
있다. 머잖아 새순을 꽤 많이 꺾을 수 있겠지싶다.
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데쳐 묵나물로 말려 먹을
수도 있다. 뒷맛이 고기맛이 난다는 산나물이다.
그새 군데군데 야생초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에는 머위, 민들레, 원추리, 물냉이, 쑥 같은
봄나물들도 있으며, 꽃으로 보는 야생초 괭이눈,
투구꽃, 현호색, 메발톱꽃, 바람꽃, 나리꽃...등등
많은 종류의 새싹이 보이지만 망초와 같은 잡초가
더 많이 빨리 자라는 것 같다. 하긴 망초도 새순과
자란 것도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것인데
번식력이 너무나 대단하여 미워하는데 잡초라고
하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오후에는 날이 참 좋았다. 아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와서 멀뚱멀뚱, 빈둥빈둥 집안에서 있기엔
좀 그랬다. 며칠전 하다만 산기슭의 나무나르기,
장작집에 쌓기를 하던 작업을 하면 어떨까 싶어
가봤더니 비가 내린 흔적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손수레로 일곱 차례 나르고 쌓아 마무리를 했다.
산기슭에서 짧지만 가파른 비탈길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뒤에 붙잡고 내려가는 것은 꽤 힘든다.
자칫 잘못하면 자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간 수차례 그러고 다녔기에 나름 요령이 생겨
조심조심 잘 다닌다. 그렇게 내려오면 꽤 거리가
있는 밭길을 따라 장작집까지 손수레를 잘 밀고
온다. 그 다음은 적당히 잘 쌓으면 된다. 이 또한
오랜 경험으로 척척 잘 쌓는다. 이렇게 하다보니
간벌한 나무정리는 마무리 되었다. 이제 한동안
나무작업은 하지않아도 될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