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식물원의 봄꽃
2025년 4월 9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열이튿날
요즘 산골의 아침은 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기온은 영하 2도, 찬서리가
내려 지붕이 하얗고 장독대 뚜껑에 살얼음 살짝
얼었다. 7시에 집을 나서 식물원에 도착을 하여
커피 한잔 마시고 조금 있으면 8시,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하지만 아직은 꽤 쌀쌀하다며 사무실에서
햇살이나 퍼지면 나가라고 한다. 노친네들이라고
많은 배려를 해줌이 많이 고맙다. 그렇게 밖에서
이것저것 점검을 한다. 오늘은 산책로 가에 있는
배수로에 쌓인 낙엽을 치우고 마대에 담은 다음
퇴비장에 옮겨놓는 일을 했다. 기온이 꽤 올라간
것 같은데 몇 도였는지는 모르겠다. 퇴근후 집에
와서 비예보가 있어 혹시나 몰라 손수레로 장작
두 박스와 불쏘개용 잔가지 한 박스를 싣고 와서
다용도 창고에 옮겨놓았다. 4월 중순이 가깝지만
아직 아침에는 난롯불을 지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서 아내를 데리고 와서 엊그제 강풍에
이음새가 터져버린 야외 농기구 창고 가리막을
잠시 손질을 해놓고 온도계를 봤더니 영상 14도,
비예보가 있어 그런지 잔뜩 흐린 하늘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식물원 곳곳에는 봄꽃들이 보인다.
이틀에 한번씩 나가다보니 더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인다. 여느 고장과는 달리 산골의 봄은 지각을
하여 뒤늦게 오지만 일단 왔다하면 가는 걸음은
상당히 빠르다. 다른 고장과의 보조를 맞추려고
그러는 것일까? 월요일에 나갔을 때와는 또다른
봄의 모습들이 많이 띄었다. 드디어 깽깽이풀과
노루귀 하얀색꽃이 피었고, 이미 피기 시작했던
복수초와 얼레지, 현호색은 더 많이 보였고 꽃도
만개한 모습이었다. 그뿐만아니라 나무에서 피는
봄꽃도 많이 보였다. 지금 나무에서 피는 꽃들은
거의 노란색이다. 꽃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개나리꽃인가, 산수유꽃인가 헷갈려하기도 한다.
장수만리화와 히어리꽃은 개나리와 착각을 하는
듯하고, 생강나무꽃은 산수유꽃과 거의 흡사해
헷갈리는 것 아닌가 싶다. 우리 시니어들이 하는
일들 중에 산책로 오솔길 점검을 하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은 봄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으로는 질긴 겨울은 영하의 기온, 서리 내림,
살얼음으로 딴지를 걸고 심술을 부리며 봄날을
막아서고 있다. 하지만 한낮엔 분명 봄이 왔음이
감지되는 산골이다. 오늘밤 비가 내린 다음에는
완연한 봄이 되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