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맞이 다용도 창고 대청소
2025년 4월 3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초엿샛날
요즘 산골은 일교차 크다.
이른 아침은 영하 3도에 꽤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무려 영상 17도까지 올라가 두터운 겨울옷이 좀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겨울과 봄이 함께하는 것,
두 계절의 공존이라고 해야겠지? 어찌되었거나
하루빨리 봄이 제자리를 차지하면 좋겠다.
오늘은 시니어클럽의 일을 나가지않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늑장을 부렸다. 이른 아침부터 할 일은
없음이라서 앞마당에 나가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오늘은 꽃몽오리 서있는 복수초가 꽃을 피었을까
하고 살펴보았다. 하긴 이제 막 동녘에 해가 뜨는
걸 보니 아직은 꽃이 필 시간이 아님을 그제서야
깨닫고 발걸음을 돌렸다. 해질녘 다시 가봤더니
아주 조금 꽃망울이 벌어졌다. 내일은 예쁜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내가 아침운동을 나간 사이 앞마당에서 오늘은
뭘할까 망설였다. 바로 그때 팥배나무에 이름모를
산새가 한 마리 날아와 이 가지 저 가지 왔다갔다
하면서 우왕좌왕 하는 듯하여 꼼짝않고 살펴봤다.
그런데 이 녀석 가지에 올려놓은 새집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찌나 제빨리 날아 움직이는지
놓쳤다. 그런데 새집 뒷쪽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분명 새집을 살피는 것 같았다. 부화시기가 되어
알을 낳을 자리를 찾으러 온 것 같았다. 방해될 것
같아 슬며시 비켜줬다. 바라보고 있어 새집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이 새집은
해마다 온갖 산새들이 교대로 부화를 하여 새끼를
데리고 나가곤 한다. 이제는 하도 오래되어 색깔이
바랬다. 진작 색칠을 해놓았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오는 늦가을에는 손질도 하고 색칠도 해야겠다.
오후에는 치과에 가는 날이라서 오전에만 집일을
해야했다. 시간이 애매하여 간단히 할 수가 있는
일이 뭘까 궁리하다가 떠오는 생각, 다용도 창고
대청소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지난 겨우내
가득했던 장작을 모두 다 때고 수시로 장작집의
장작을 옮겨와 편리하게 가져다 땔 수가 있었다.
이젠 채워놓을 필요가 없고 비워놓아야 할 시기가
되어간다. 장작에 묻어 들어온 흙먼지가 쌓여있어
모두 털어내고 온갖 잡동사니도 장작집 빈곳으로
옮겼다. 아직은 난롯불을 지펴야 해서 빈 상자에
한이틀 분량만을 남겨뒀다. 너저분하고 복잡하고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던 공간이었는데 이젠
다용도 창고가 훤하게 변했다. 운동을 마치고 온
아내가 "아이구야! 훤해졌네. 속이 다 시원하네요.
고생하셨소이다. 들어가서 간식 먹읍시다."라고
하며 좋아했다. 간식은 아내가 모닝롤을 가지고
만든 버터소금빵과 손수 만든 요거트와 딸기청을
섞어 만든 딸기청요거트를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