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온 뒷날, 상쾌함으로...
안개가 자욱하여 뒷산도 앞산도 가려져 안보이고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아침을 맞는다. 며칠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그래도 느낌은 좋다. 비온뒤라 상큼함이 더하는 아침이다. 사흘동안 내린 비에 나무를 비롯한 온갖 식물들은 모습을 바뀐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모습이랄까? 어제와 다른 오늘을 연출하는 모습으로 촌부의 아침을 열어주는 초목들이 반갑다. 하얀꽃을 피운 고광나무, 층층이나무, 백당나무... 다른 고장에서는 5월 꽃이라는 아카시아도 이제 6월이 오면 하얗게 꽃이 필 것이다. 쥐오줌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특이한 이름을 가진 좀쥐오줌풀은 기다란 꽃대가 나와 분홍색 꽃을 피워 뽐낸다. 이름보다는 꽃이 더 예쁘다. 갸느린 꽃대에 마치 고운 솜을 뭉쳐 놓은 듯한 풀솜대도 봄을 장식하겠노라며 꽃을 피워 아침인사를 건넨다.
어제는 비가 부슬거렸지만 비구경만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뒷산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진드기인지 뭔지 하는 녀석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소동이 있어 촌부에게 산골아낙이 당분간 입산금지 명령을 내려 놓아 산에 오르지를 못한다. 그래도 어떻게 하든 움직이고 싶은 충동에 우의를 입고 나와 일을 찾았다. 전날 마음먹은 루드베키아 모종을 옮기기로 하였다. 작년까지 마을 형님이 일년생 백일홍 모종을 주셔서 심었던 자리라서 비워 두었는데 올해는 다년생인 루드베키아를 심었다. 지난 4월 씨앗을 포트에 부어 모종을 해 놓았는데 잘했다고 생각된다. 그 형님께서 올해는 꽃모종을 안하셔서 못주신다니 촌부가 미리 예측이라도 한 듯하고 다년생을 심으면 내년에는 한가지의 일이 줄어드니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조금 덜 자란 모종이라 심느라 애를 먹었지만 포터에서 보다 더 잘 자랄것이고 비가 부슬거려 활착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부슬비를 맞으며 심은 것이다.
그 다음 얼마전 마을 형님이 주신 하얀색 가지모종을 커다란 화분에 퇴비와 흙을 채워 세그루씩 나눠 심었다. 밭에다 심을까 하다가 가지가 하얀색이고 특이한 것이라 식용보다 화초처럼 보려고 남겨 두었던 것이다.
가지를 심다보니 며칠전에 커다란 사각통에 심은 밸리감자가 새싹을 내밀고 있었다. 이 토종감자는 페친 호미숙님의 소개로 감자박사 강원대학교 임학태 교수님으로 부터 씨감자를 분양받은 것인데 깜빡 잊고 있다가 뒤늦게 심은 것이다. 씨감자의 양이 많지않아 밭에 못심고 화분에 심었다. 꽃이 예쁘다기에 화분에 심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재배와 관찰일기를 적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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