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3월이 가는데 아직도 겨울
2025년 3월 31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초사흗날
3월의 끝날,
강원도 평창 봉평 설다목 산골은 아직 눈꽃으로
하얀 세상이다. 그뿐인가? 이른 아침 영하 6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람이 차다.
차갑다기 보다는 춥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이맘때 이런 날씨를 25년째 겪어오면서 아직도
이러쿵 저러쿵 궁시렁거린다.
이른 아침이면 지붕은 밤새 내린 서리로 하얗게
변해있다. 눈이 덜 녹은 그 위에 서리가 더한다.
이런 걸 보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란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것 같다. 촌부 고향이 있는 남녘엔
봄꽃이 만발한다는 꽃소식이 전해온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따뜻한 고향을 놔두고서
왜 이렇게 차디찬 겨울이 반년이나 되는 산골에
삶터를 정하고 자리를 잡았을까? 그렇다고 하여
후회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이따금씩 따뜻한
고향 생각을 하게 되어 그렇다. 어디간들 모두 다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그곳의 기후조건, 환경에
적응을 하게 되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 아닌가?
안좋은 조건이 있으면 반면 더 좋은 환경도 있다.
비록 겨울이 반년 가까이 되긴 하지만 나머지 세
계절은 그야말로 아주 기막힌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혜택으로 긴 겨울의 힘들었던 걸 상쇄한다.
지난 겨울엔 이 촌부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국민도 힘들었고 지금껏 많이 힘들게 살아간다.
이곳 산골의 사람들은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폭설은 물론이고 살을 에는 듯한 극심한 한파에
겨울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겪어야 했던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인해 불안한 일상, 이러쿵 저러쿵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진영논리로 양분되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모습들도
그렇고, 구심점없이 우왕좌왕 제역할을 다 못하는
정부의 구태의연한 정책과 자세, 검찰과 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형태, 사법부를 습격한 폭동사태,
넉달이 다 가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고 있는
탄핵찬반집회, 끝없이 이어지는 헌재의 늑장 탄핵
심판선고는 더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다. 어서빨리,
하루라도 더 빨리 이 혼란의 늪에서 벗어나야만
우리나라가 살고, 우리 국민들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주에는 마무리가 되고 끝이 났으면 정말 좋겠다.
3월이 가는 마당에 이 산골은 기후 탓에 아직도
겨울이 머물고, 우리나라는 계엄사태의 여파 탓에
차디찬 冬土의 늪에서 벗어나지를 못해 국민들은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쳤으니 그 누가 치유하고
보상을 할 것인가? 헌재는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하루속히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
3월의 끝날이 간다.
이렇게 속절없이 시간은 가고
무심한 세월은 잘도 흘러간다.
3월아!
너만 가면 어떡하느냐?
갈거면 싹 쓸어 데리고 가던가!
4월아!
다가올 너만 믿는다.
제발, 제발 조용히 깨끗이 쓸어가거라!
그나저나
복수초는 언제쯤 꽃이 피려나?
4월에 기다리는 소식과 함께 피었으면...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월 60시간을 이미 다 채워
쉬는 날이었다. 뭐를 하긴 해야되는데 하면서 뭘
할까 망설였다. 아하~ 엊그제 시냇가에서 꺼내다
놓은 나무를 엔진톱으로 토막내다가 눈으로 인해
마무리를 못한 것을 자르기로 했다. 그다지 많은
양이 아니라서 두어 시간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아직도 시냇가에 널부러져 있는 꽤 많은 통나무는
아무래도 조금 더 기다려야만 할 것 같다. 돌틈에
눈이 덜 녹았고 시냇물이 살짝 얼어 발을 디딜 수
없을 만큼이라 위험하기 때문이다. 통나무를 그냥
끌어올릴 수 없다. 어느 정도 크기로 잘라 해체한
다음에 하나씩 어깨에 매고 윗쪽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울퉁불퉁 돌이 많아 해체작업도, 올려오는
작업도 꽤나 위험하여 조심해야만 한다. 물이 더
불어나기 전에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