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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스무아흐렛날 


이른 아침 기온이나 한낮 기온이나 저녁무렵의 

기온이나 변함이 없는 영상 4도의 날은 아마도 

년중 거의 없을 듯한 특이하고 희한한 오늘이다. 

이른 아침 7시 자동차에 내린 서리를 긁어내고 

집을 나섰다. 평소에도 워낙 통행량이 적은 그런 

고장이기도 하지만 이른 아침이라서 지나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출근을 한다기보다 드라이브를 

하는, 한산하지만 여유로운 즐거운 출근길이다. 


진부읍내 외곽을 지나 오대산 월정사로 향하는 

길목에 이르렀을 즈음 눈발이 흩날렸다. 3월도 

사흘 후면 다 지나가는데 우리 고장은 아직까지 

영하의 기온, 서리는 예사이면서 5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또한 3월말경에 내리는 눈도 흔한 것, 

그러려니  한다. 하루걸러 하루씩 5시간 일한다. 

아직 본격적인 봄이 아니라서 일은 많지가 않다. 

요즘은 강풍에 날아든 쓰레기를 줍고 널부러진 

나뭇가지를 치우는 일을 하고 이따금씩 관람객 

안내를 하는 것이다. 요즘 남녘의 산불 때문에 

수시로 탐방로 오솔길을 돌아다니며 살펴보는 

것도 우리 시니어들이 하는 일이다. 힘들진 않다. 

일하느라 많이 걷다보니 일거양득의 효과라고 

할까? 우리 나이에 운동은 걷는 것이 가장 으뜸, 

일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것이라서 참으로 좋다. 


그랬는데 오전이 지나가면서 눈발이 굵어지더니 

이내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3월말의 폭설이... 

앙상한 나뭇가지가 하얀 눈꽃을 매달아 보기가 

좋았다. 불과 30분 지나지 않았는데 온통 순백의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한시간 가량 지나자 어디 

이 풍경은 분명 봄이 아닌 한겨울 모습이 되었다. 

멋진 설경이긴 했지만 3월말 이런 풍경은 처음, 

그야말로 강원도 산골답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나 모르니 빨리 퇴근하라고 하여 폭설속에 

퇴근을 했다. 그 시각은 오후 1시가 조금 넘었다. 

눈길을 달려 산골집에 왔더니 눈은 그쳤고 집엔 

조금 내리다가 만 듯했다. 불과 30여분 거리가 

이렇게 다르다.  


단지 곳곳을 살피며 오다가 저만치 파릇파릇한 

모습이 눈에 들어와 명이나물밭으로 가보았다. 

그새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냉이와 더불어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봄나물이다. 올해는 몇 해 전 씨앗 뿌려 번식을 

시켜놓은 밭에서 자라는 명이나물도 수확하게 

될 것 같다. 지난해까지 모종을 나눔한 것도 꽤 

된다. 세 군데 밭에 나눠져 있는 명이나물밭에서 

수확을 하면 제법 되겠지 싶다. 명이나물을 보니 

봄은 봄이구나 싶다. 그런데 때아닌 눈이 내렸고 

내일부터는 또다시 영하의 기온으로 추워진단다. 

이맘때 자주 쓰는 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음에도 봄이 아닌 듯하다. 


일주일 동안의 산불로 인하여 온통 잿더미가 된 

아랫녘의 모습을 TV로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주불이 오늘에서야 잡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 

이번 산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나마 위로와 격려를 보내드린다. 


헌데 뉴스를 보며 눈살이 찌푸려지고 화가 났다. 

그렇잖아도 산불로 삶터를 잃고 망연자실하고 

계신 분들께 위로와 격려를 한답시고 정부각료, 

여야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얼굴 내밀기를 하고 

심지어 어느 정치인은 화재현장, 대피한 주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기념촬영까지 했단다. 

모두 다 미친놈들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끔 

정책을 마련하면 될 것을 쓰잘데기 없이 낯짝을 

내밀고 눈도장을 찍으려는 형태는 꼴불견이다. 


또한 산불 재난 대응과 지원 예산을 놓고 정부, 

여야가 엇박자로 맞서 싸움박질이다. 추경이면 

어떻고 예비비면 어떤가? 어차피 나랏돈인데 

급한대로 조속한 재난지원을 우선으로 해야하고 

서로 한 뜻으로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하여간 이놈의 정치인 놈들은 하나같이 매사가 

정쟁이다. 공직자 재산공개를 보니 정치인들은 

물론 정부, 지자체 공직자들은 우리네 선량한 

국민들이 볼땐 수억, 수십억, 수백억 부자였다. 


그런 놈들이 뭐 100만원씩 걷어 얼굴내밀기를 

하며 생색내기를 한다는 것을 보고 욕이 나왔다. 

올바른 정책으로 협치하는 것이 아닌 허구헌날 

서로 생채기내기를 위한 정쟁만 일삼는 놈들이 

국민의 혈세만 뜯어가고 심지어 명절에 떡값이 

설날, 추석 합쳐 850만원이란다. 국회의원들의 

떡은 금으로 만들어 먹는가? 연봉도 억대 이상 

이라는데 이런 재난에 맨낯짝으로 얼굴내밀기 

하지말고 국민 혈세로 부를 축적했으면 통 크게 

재난위로금 좀 내놓으면 안될까? 과연 그럴만한 

정부 각료, 국회의원, 공직자가 몇이나 있을까? 

네~ 이놈들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는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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