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비가 조금 내리긴 했으나...
2025년 3월 27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스무여드렛날
올봄 들어 처음 이른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의
영상 12도까지 올랐다. 궂은 날씨에 하루종일
잔뜩 흐리고 우중충했다. 많은 비가 쏟아지기를
바랬으나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모르는체 했다.
기다리던 봄비가 아침나절 조금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강수량은 턱없이 모자란다. 저 아랫녘의
산불지역은 벌써 일주일째,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역대급 재앙이다. 그렇게 비가 쏟아지길
원했으나 바람일 뿐이었다. 제멋대로 불어제끼는
강풍에 불길을 잡기가 쉽지않다고 한다. 너무나
안타깝고 정말 걱정스럽다. 어서 불길이 잡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이른 아침에 아내가 불쏘개용 잔가지 나무가 다
떨어졌다며 비가 오기전에 조금 해왔으면 했다.
미리미리 챙겨놓았어야 했는데 촌부의 불찰이다.
산기슭으로 가서 잘라놓은 잔가지 나무더미에서
자잘한 나뭇가지를 골라 두 박스 짊어지고 왔다.
그랬더니 이번엔 씨간장독에서 조선간장을 조금
퍼담아 왔으면 했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께 드릴
것이라고 했다. 평소 너무 잘 챙겨주셔서 아내가
담근 간장을 드리고 싶었단다. 우리집 씨간장은
30년은 더 지났고 꽤나 오랫동안 묵은 간장이다.
갖다 드렸더니 너무 귀한 것이라며 고마워했단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눔을 할 수 있음이라서 좋다.
산불로 터전을 잃은 분들께는 너무 죄송스럽지만
이 산골윽 봄소식을 전한다. 아직 군데군데 눈이
덜 녹은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분명 봄은 우리들
곁에 와있다. 한낮 기온이 영상 16도, 아주 잠시
내린 비였지만 그래도 땅바닥이 축축하여 봄이
오긴 왔구나 싶다. 많이 내려 흠뻑 적셔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내렸음이라
오감타 해야겠지? 장작집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낙숫물이 너무 좋아보였다. 주룩주룩 내렸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내린 듯 만 듯한 비를 맞고
복수초가 꽃망울을 터트릴 듯한 모습이 참 좋다.
아마 한이틀 지나면 노오란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관 창가 신발장 위에
놓인 군자란도 꽃대가 쑤욱 올라왔다. 이 녀석도
머잖아 주황색 꽃이 필 것 같다. 이제 이 산골도
봄이 시작된 것이다.
아내가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나오더니 장구경도
하고 면사무서에 가서 '희망택시카드'를 수령해
와야한다고 했다. 얼마전에 신청했는데 드디어
오늘 카드가 나왔다. 가는 길에 바우골 형수님을
모시고 나가 형수님도 신청을 했다. 아내가 엄청
좋아했다. 촌부는 아침 7시에 출근, 오후 2시에
퇴근을 하다보니 아내 출근 시간 오후 1시반과
겹쳐 데려다 줄 수가 없어 희망택시카드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더니 선정이 되어 너무
다행이고 고맙다. 이런 복지제도가 있음이라서
정말이지 살기좋은 고장 평창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