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소식 전하는 것도 민망하네.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스무나흗날
휴일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2도, 서리 살짝...
산골의 봄은 참으로 힘들게 오는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낮에는 수은주가 치솓아
영상 19도, 일을 하다보니 땀이 날 정도였다.
오지않을 듯한 산골에도 봄이 왔구나 싶었다.
산골의 봄소식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함께 시작하게 된다. 앞마당엔 아직도 덜 녹은
눈이 보인다. 아마 올해의 마지막 눈이지 싶다.
그런데, 그런데 녹은 눈 사이에 파릇한 새싹이
보인다. 새생명이다! 대단한 자연, 경이롭다.
그뿐만이 아니다. 눈속, 얼어붙은 땅속의 흙을
헤집고 나온다는 새봄의 전령사라고도 불리는
복수초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머잖아 노랗고
예쁜 모습을 보여줄 듯하다. 자못 기대가 크다.
봄맞이를 겸한 촌부의 하루는 햇살이 퍼지기 전
아침나절부터 시작됐다. 언땅바닥이 녹기전에
일하는 게 효율적이고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디어 간벌작업을 하면서 베어놓은 산기슭의
나무정리를 2년이 지난 이제서야 마무리했다.
어제에 이어 곤달비밭에 던져 모아놓은 자잘한
나뭇가지를 장작크기로 토막내는 일을 끝냈다.
그뿐만이 아니라 윗쪽 산몽당도 이제 덜 자른
나무는 없다. 군데군데 모아 쌓아두었던 것을
하나의 남김도 없이 모두 다 엔진톱으로 토막을
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이제서야 마무리가 된
것이다. 아니구나! 잘라 내팽개쳐 둔 나무를 다
치워야만 마무리인데... 이제 또 마음이 내켜야
하게 될 장작집으로 나르는 작업은 언제 할까?
바쁠 것 없는 것이니까 시나브로, 쉬엄쉬엄 할
생각이다. 생각컨데 머잖아 또 시작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어찌되었거나 개운한 마음이다.
그나저나 남녘의 산불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산골에 사는 사람인지라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아는 지인들이 그쪽 고장에 계시지만 이 지경에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오히려 폐가 될 것 같아
전화번호를 찾았다가 그냥 덮고 말았다. 위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음으로나마 함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머잖아 농사가 시작되는 봄날,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어서빨리 불길이
잡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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