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오늘은 나뭇꾼이 되어...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스무사흗날
이 산골에도 봄이 오긴 오는 모양이다.
이른 아침에는 영하 1도의 기온, 서리가 내렸고
꽤 쌀쌀했다. 하지만 오지않을 것만 같던 따스한
봄이 이 산골에 훈풍과 함께 성큼 다가온 듯하다.
한낮 기온이 무려 영상 19도까지 쑤욱 올라갔다.
오전 내내 바깥 산몬당에서 일을 하느라 땀을 꽤
많이 흘렸다. 근래 이렇게 땀을 흘리며 일을 해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지루했던 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온다는 것이 너무 좋다.
요즘은 바깥일을 하려면 아침나절에 해야만 한다.
쌓였던 눈이 꽤 많이 녹았고 겨우내 혹독하고 긴
한파에 땅속 1m 가까이 얼어붙은 대지는 아직도
녹지않았다. 녹은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아 질퍽거린다. 그러다보니 오후엔 바깥일을
하는 것이 곤란하다. 특히 엔진톱 작업은 더욱 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가능한 아침나절에만 한다.
오늘도 그렇게 아침나절에 시작해 오전에 마쳤다.
산기슭에 쌓여있는 잔가지 장작용으로 토막내는
작업은 잠시 접어두고 지난 초겨울 곤달비밭가
낙엽송, 잣나무를 각 한 그루씩 베어놓은 것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늘 그 작업을 했다.
낙엽송이나 잣나무는 잔가지 정리가 꽤 만만찮다.
통나무 자르는 것보다 손이 더 많이 가는 것이다.
엔진톱으로 자잘한 부분을 잘라내고 한쪽에 쌓아
말린다. 잘 말려 불쏘시개용으로 사용하면 된다.
지난번 마을 아우가 나무를 베어낼때 절개지에
쓰러진 그대로 큼지막하게 잘라놓아 아랫쪽으로
끌어내는 것이 꽤 힘들었다. 경사진 절개지에서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는 것도 쉽잖아 아랫쪽에
내려놓은 후 작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으나
워낙 무거워 끌어내리는 것이 만만찮아 고민을
했다. 생각 끝에 통나무가 걸쳐있는 잡목을 잘라
굴리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았다. 그렇게 끌어냈다.
이번 낙엽송은 지름이 상당이 넓어서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는 것도 만만찮다. 엔진톱이 소형이라
한번에 자르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반쯤 자르고
굴려서 나머지를 잘라 마무리하는 방법을 택해
무사히 토막을 낼 수 있었다.
시원한 물을 갖고나온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작업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다음 고생하는 것이
너무나 안스럽다며 이참에 펠릿난로로 교체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장작을 사오는 것도 아니고
해마다 고생 고생을 하는 것이 너무 보기싫단다.
이제 적잖은 나이라서 더 이상 땔감나무 하느라
고생하지 말잖다. 한번 고민해보자고 했다. 사실
나무작업이 정말 힘들기도 하고힘에 부치긴 하다.
올해만 나무를 때고 다음 겨울부터는 펠릿난로로
교체하자는 아내의 말, 일리는 있다. 15년 세월
나무작업을 하느라 많은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고생 보다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자는 아내가
고맙다. 펠릿난로와 펠릿 연료수급에 대한 것을
자세히 검토하고 알아봐야겠다. 어찌되었거나
오늘은 나뭇꾼이 되어 온몸이 흠뻑젖어 땀범벅
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어쩌면 땔감나무 마련
하는 엔진톱 작업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런지도
모르지만 남은 작업은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사진은 여기에서 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