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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반갑다, 복수초야! 


2025년 3월 13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열나흗날 


며칠 내다보지 않은 사이 시냇물이 많이 녹았다. 

이 시냇물 흐르는 것이 너무 좋고 인상적이라서 

이곳에 삶터를 택한 몇 가지 이유 중의 하나이다. 

사시사철 흐르는 시냇물을 볼 수 있으며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은 그리 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얼음 위에 눈이 

잔뜩이었는데 날씨가 좋아 그 모습이 안보인다. 


오늘도 여전히 아침 기온은 영하 2도에 머물렀고 

한낮엔 무려 영상 14도까지 치솟았다. 일교차가 

꽤 심하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 땅거미가 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수은주는 사정없이 곤두박질, 

방금 나가보니 영상 2도였다. 저녁엔 다시 영하로 

떨어질 것이다. 이럴때 하는 말, "지금 이 시기는 

두 계절의 공존이구만!"이다. 갈 듯 말 듯 한 겨울, 

올 듯 말 듯한 봄이 함께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 


오늘 화두는 봄의 첫 전령사 복수초(福壽草)이다. 

그럼 어여쁜 복수초 꽃을 만나러 가보자! 


복수초(福壽草), 

얼핏 이름을 듣기엔 '원수에게 복수한다'고 할 때 

말하는 '복수(復讐)'처럼 들리지만 그게 아니다. 

한자어 그대로 복(福)과 장수(長壽)를 의미하는 

뜻의 이름이다. 그렇지만 의아한 것은 꽃말이다. 

동서양의 꽃말이 참 다르다. 동양은 '영원한 행복' 

이라고 하는데 반해 서양에서는 복수초의 이름을 

pheasant's-eye(꿩의 눈)이라 부른다고 하여 

그런지 꽃말을 '슬픈 추억'이라고 한다. 꽃 하나를 

두고 동양인의 생각과 서양인의 시각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모양이다. 


복수초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라고 하여 

'봄의 전령사'라고 부른다. 겨울 끝자락에 눈도 

얼음도 녹기전 꽁꽁 얼어붙은 땅속 흙을 비집고 

나와 눈 속에서 피는 꽃이다. 이렇게 강인한 꽃이, 

이렇게 신기하고 오묘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꽃이 

그 어디에 또 있을까 싶다. 겨울이 채 끝나가기도 

전에, 봄이 머뭇거리며 주춤하고 있는 이 시기에 

예쁜 꽃을 만난다는 것은 기쁨이요, 즐거움이다. 


너를 처음 만나는 순간, 

나는 너를 향해 탄성을 질렀다. 

"복수초로구나!"라고... 


2025년 

가장 먼저 만난 야생화 

꽁꽁 얼어붙은 흙을 헤집고 

쌓여있는 눈 속을 뚫고 나온 꽃 

네가 바로 복수초로구나! 


그 얼마나 힘들었을까? 

봄을 잉태하고 봄을 낳는 것은 

그저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아니다.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피우는 꽃, 

너는 너무나 어여쁜 복수초였다. 


너를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너를 만나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너와 함께 우주의 경이로움을 

눈, 코, 입 그리고 마음으로 느낀다. 

이른 봄날의 노란 희열을... 


복수초 

너는 

나에게 

노오란 

영원한 행복이었다. 


산골집 복수초는 아직도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어제 2025년 3월 12일, 곳곳에 눈이 녹지않은 

식물원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햇볕이 좋은 

양지바른 언덕배기에서 노랗게 핀 복수초 군락을 

발견했다. 다른 곳은 아직까지 눈이 잔뜩 쌓여 덜 

녹았으나 여기 양지바른 언덕은 눈이 다 녹았다. 

때는 이때다 하며 복수초가 쑥~ 나와 꽃을 피워 

새봄을 알린다.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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