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오(吳)氏 성을 가진 두 선배의 책
2025년 3월 12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열사흗날
3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촌부의 고향, 남녘에서는 꽃소식이 전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설다목 산골은 아직
눈이 덜 녹았으며, 군데군데 하얗게 쌓여있다.
오늘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2도, 많이 올랐다.
한낮에는 햇볕이 좋아 영상의 기온에 땅바닥이
질퍽거린다. 해가 지면 급격히 기온이 곤두박질,
녹았던 눈이 얼음으로 변한다.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기억하기로 근 30여년 전에 광고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오(吳)氏 성을 가진 선배 두 분께서 책을
펴냈다. 70대 중반의 연세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셨던 지난날의 경험을 토대로, 바탕으로 하여
책을 내신는 듯하다. 두 분 다 회사 퇴직후 소통,
교류, 연락이 없었으나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봉화 오선배는 아마
10여년 전이었고 봉화에 두어 번 다녀오곤 했다.
일산 오선배는 최근에 알게 되어 뵙지는 못하고
전화 통화로 그간 서로의 근황과 안부를 물었다.
두 분 다 광고기획자로 왕년에 한 가닥씩 하셨던
분들이다. 그때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랬던 두 분이 책을 펴내셨기에 소개를 해본다.
촌부는 책에 대한 서평, 독후감은 여간해서 내색
않는다. 책을 읽고나서 나름의 생각, 감동을 받은
부분을 글로 남기기는 하지만 외부공개는 하지는
않았다. 책을 소개할 때는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옮긴다. 책을 쓴 필자도, 책을 읽는 독자도 누구나
자기의 주관적인 견해가 있기에 객관적인 판단을
하여 공개한다는 것은 필자, 독자에게 전혀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라서 그렇게 한다.
♤서암 오시환 선배의
'자비를 나르는 수레' 오지에서 끌다
이 책은 물도 전기도 없던 황무지 땅,
캄보디아 국경마을 '뽀디뽕'에서 일어난
16년간의 실천과 나눔의 기적같은 여정을
상세히 서술하여 봉사가 무엇인지를 세상에
널리 알리려는 생각에서 쓴 책이 아닌가 싶다.
오지 아이들의 문맹 퇴치를 소박한 마음으로
초등학교를 짓고, 마실 물이 없어 애태우는 마을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우물을 파고, 전기가 없는
마을에서 중학교를 짓고, 공예학교를 지어나간
고생을 봉사정신으로 극복하고 이룬 체험서인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 서암 오시환의 감동적인
16년간의 일대기다.
오시환 선배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분이다.
카피라이터, 광고 마케팅 기획자로 이름을 날린
광고인이었다. 어느날 갑작스레 광고계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 쉐프가 되어 돌아와 10년간
'오너 앤 쉐프'로 자리매김을 하는 가 싶었다.
그랬던 그가 언젠가는 기억나질 않지만 경북
봉화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하며 목공예를 비롯
주민들과 꽃가꾸기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비영리민간단체인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의
대표직을 역임, 아시아의 빈곤한 가정 청소년
교육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대단한 분이시다.
♧오주섭 선배의
'여행 에세이'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
이 책은 마음 가는 대로 남미 5개국을 다니며
역사의 현장에 감춰진 소용돌이와 대자연이
뿜어내는 역동적인 조화에 이끌려 들여다보고
귀담고 스며들었다는 저자가 28일간 안데스의
과거와 현재를 거닐며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며
쓴 여행기라고 한다. 책을 접하자마자 의아했다.
제목 앞에 왜 '모질이'이라고 했을까? 의휘력이
많이 부족한 촌부임을 깨달았다. 흔히들 말하는
'모지리'를 뜻하는 것일까 싶어 사전을 살펴봤다.
모질(耄耋)은 '나이가 들어 늙음'이라는 뜻인데
작가는 이 말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세월이
육신을 늙게 하지만 정신은 지혜로워진다'는
의미를 아우른다고 했다. 그래서 '모질이'라고
본인을 지칭한 모양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남미의 역사, 유적, 식민 지배의 현장을 섭렵하며
문학적 시선으로 풀이하기도 하고 철학적 의미로
깊이를 더하기도 한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기는
볼거리, 먹거리 위주라고 하면 오작가는 남다른
시각으로 여행기를 남겼다. 작가는 은퇴를 이렇게
표현했다. '밥벌이의 굴레에서 벗어남'이라고..
정신적 모자람, 마음의 어딘가가 비어 있음이라
그 모자람을 실감하여 철학, 문학, 역사, 과학을
읽었고 책과 작가들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어 세계 각지로 떠돌아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남미에 이끌렸다고 한다. 그 땅에 남겨진 식민
지배의 역사와 현장을 보고 듣고 읽은 그 결과가
이 여행기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오주섭 선배는 언론학을 전공한 분으로 젊은 날
광고회사 제일기획을 거쳐 촌부와는 광고회사
코래드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어서 해태음료의
대표이사를 역임후 고려대,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하신 분으로 지금도 여행을 통해 나름의 철학을
정립하고 계시는 넘사벽의 선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