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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엔진톱 챙겨 나무작업 시작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열이튿날 


3월 중순으로 접어든다. 

이제 아침으로는 눈 대신 서리가 하얗게 지붕을 

덮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내 보이지 않던 

온갖 산새들이 이른 아침부터 합창을 하고 있다. 

자연의 소리, 참 듣기 좋다. 산새들이 지저귀고  

있다는 것은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는 것, 

하지만 아직도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아침도 영하 5도에 머문 

산골은 춥다. 한낮엔 영상 12도까지 올라가 꽤 

심한 일교차를 보였다. 허나 정말 따스해서 좋다. 

어찌되었거나 하루빨리 추위가 물러가고 봄으로 

접어들어 따뜻해지길 바래보는 촌부의 바람이다. 

그래야 일을 좀 할 수 있으니까... 


모처럼 마실을 나갔다. 겨우내 눈과 씨름 하느라 

자주 내려가지 못했더니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맞아주었다. 형님 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멘토 아우네에 들렸다. 이 아우는 청바지클럽의 

멤버라서 가끔 만났지만 이번에는 좀 오랜만에 

만났다. 소식이 뜸하다 했더니 모친 보내드리고 

마음이 많이 그랬는지 몸살을 앓았단다. 다행히 

회복단계라고 했다. 제수氏가 안보여 일 가셨나 

했더니만 병원에 입원하여 오늘 시술을 했단다. 

하절기에는 농사짓고 동절기에는 인근 리조트에 

알바를 다니곤 하더니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무릎 

연골에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아우에게 위로를 

하고 왔다. 저녁무렵 아내가 제수氏에게 전화로 

위로를 했다. 문병을 못가는 대신에... 


아내 퇴근시간이 가까워 아우네에서 나와 학교로 

가는 길, 천변(川邊)에 이르러 고속도로 교각밑의 

안전지대에 자동차를 세웠다. 늘 지나다니면서도 

무심코 스쳤는데 오늘 따라 흐르는 시냇물이 눈에 

띄었다. 눈이 녹고, 얼음이 녹아 맑은 물이라서... 

이제 산골에도 봄기운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해 봄, 단지 끝자락 비탈진 언덕배기 산기슭 

간벌한 나무를 정리하여 통나무는 여름날 모두 다 

꺼내 자르고 토막을 내고 쪼개 장작을 만들었다. 

그때 정리하며 잔뜩 쌓아둔 자잘한 가지는 미처 

자르기도 전에 겨울이 오고 눈이 내려 그냥 방치 

할 수밖에 없었다. 햇볕이 잘 드는 언덕배기에는 

눈이 많이 녹았다. 올라가보니 이제 나무작업을 

해도 될 것 같았다. 이젠 필히 아침나절만 일을 

할 수 있다. 햇살 퍼지고 얼었던 땅바닥이 녹게 

되면 질퍽거려 작업하기가 쉽잖다. 아내가 아침 

운동을 하는 사이 엔진톱을 챙겨 올라갔다. 


쌓아둔 나무더미는 여섯 무더기, 땅바닥이 질지 

않다면 마음먹고 하루 이틀이면 해치울 수 있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땅바닥이 녹으면 꽤나 

질퍼거리기도 하지만 미끄러워 위험한 엔진톱을 

들고 하는 나무 일은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땅바닥이 녹기전에 한시간 반 정도 엔진톱 들고 

나무를 잘랐다. 이제는 엔진톱 다루는 것이 많이 

숙달되어 나무가 쌓인 그대로 두고 장작크기로 

자를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나무가 튈 수 있어 

늘 조심해야한다. 그렇게 두 무더기를 다 잘랐다. 

아침나절 햇볕이 좋았고 간만에 엔진톱을 들고 

나무작업을 했더니 이마는 물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오랜만에 일하면서 땀을 흘렸다. 

모처럼 일다운 일을 했더니 뿌듯하고 흐뭇하다. 

이제 일 나가지 않은 날은 나무작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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