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시니어클럽 겨울방학 끝, 식물원 첫 출근
2025년 3월 6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이월 초이렛날
물기 잔뜩 머금은 습설이 바짝 얼어버린 오늘,
영하 8도까지 뚝 떨어진 기온의 아침을 맞는다.
3월을 누가 봄이라고 했던가? 설다목 산골에는
아직도 한겨울과 같은 추위와 하얀 세상인데...
경칩이 지나고 일교차가 꽤 심하다. 꽃샘추위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우리고장의 기후조건과는
달라서 마치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3월의 눈은 산골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뒤늦게
때아닌 눈이라고 할까? 그렇게 하루 건너 다시
또 잔뜩 내린 습설을 치우느라 애를 많이 써야만
했다. 그제 내린 눈보다 그렇게 축축하고 무겁진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렇긴 해도 꽤나 힘든
제설작업이었다. 온식구가 총출동 반나절 걸려
치워야 했으니... 희한한 것은 시작할땐 언제 다
치울까 걱정을 하면서도 치우고 나면 힘들었던
것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다 잊어버리고 만다.
깔끔하게 말끔히 치워 까맣게 드러난 길바닥을
보는 순간 뿌듯함, 흐뭇함이라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얼어붙은 바닥위에 내린 축축한 눈을 밀어놓고
각삽으로 깨내고 염화칼슘을 뿌리느라 갑절의
힘듦으로 마친 제설작업, 이 정도면 이틀동안의
외박을 해야했던 효붕이를 집으로 데려와도 될
것 같았다. 갔더니 이런이런... 고속도로 교각밑
안전한 곳이라 그 곳에 세워두었는데 제설차와
지나다닌 자동차들의 질주에 염화칼슘이 녹은
흙탕물이 튀어 아주 가관이 아니었다. 세차장에
가봐야 눈이 다 녹아서 물기가 다 마를 때까지는
길바닥이 축축하기에 그냥 집으로 올라와 물을
퍼다가 샤워를 시키고 수건을 이용 대충 닦았다.
그제서야 그런대로 볼만했다.
75일간의 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오늘 오후에
시니어클럽 일이 시작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식물원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길게만 느껴졌던
한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3월, 이제 또 시작이다.
일주일에 사흘, 하루에 5시간을 하는 일이지만
이 나이에 출근할 곳이 있고 일을 할 수 있음이라
감사하다. 더 좋은 것은 취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서 복 받은 것이라 여겨진다.
나가봐야 알겠지만 지난해와 별반 다름이 없을
듯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10명이 하던 일인데
우리 멤버는 3명만이 선발되었고 인원이 줄여서
4명이 일을 할 것이라그 한다. 지난해 카풀하던
두 분 형님이 선발에 탈락돼 올해는 혼자 다니게
된 것이다.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음이다.
어찌되었거나 주어진 일에 성실히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시금 각오를 다진다. 한참만에 하는
출근이라 설레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