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즐겁게 다녀온 아내 친구들 모임 


2025년 2월 24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정월 스무이렛날 


간만에 늦잠을 잤다. 오랫만에 왕복 350km의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조금 피곤했던 모양이다. 

평소보다 한 시간간쯤을 늦었다. 여전히 날씨는 

춥다. 며찔째인지 기억도 나지않는 한경경보가 

오늘도 해제되지 않았다. 언제쯤 풀릴 추위인가? 

영하 18도, 부랴부랴 난롯불부터 지펴놓았다. 


어제는 아침에 일찍 산골집을 출발하여 수원에 

갔다가 저녁 7시반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예전에는 수원, 인천은 물론 서울을 가고오느라 

장거리 운전을 자주 했다. 그런데 요즘은 뜸하고 

아주 가끔씩 하곤 하는데 이젠 예전 같지가 않다. 

이럴땐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걸 인정하기는 하지만 마음 한켠은 서글프다. 

'세월앞에 장사없다'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고 할까? 지난날 어르신은 

물론 선배님들의 말씀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님을 

이제서야 알게 된다. 다리에 힘 있을때 열심히 

돌아다니라고... 


이렇듯 몸은 좀 피곤할지라도 마음은 흐뭇하고 

뿌듯하다. 사실 촌부의 모임에는 자동차를 갖고 

다니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아내 모임 

참석은 가능한 운전기사를 자처하여 다녀온다. 

여기서 수원이나 서울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꽤나 번거롭고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내가 

혼자서 가려면 장평 시외버스터미널에 데려다  

주어야 하고 원주에 가서 다시 시외버스를 갈아 

타고 수원으로 가야하고 또다시 전철이나 버스,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정작 몇 시간의 만남을 위해 길바닥에 허비하는 

시간이 더 많다. 다시 갔던 길을 그대로 돌아서 

오려면 만남의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모처럼의 

만남이 시간에 쫓겨 초조해서야 되겠는가 싶어 

힘들어도 자동차를 몰고 함께 가는 것이다. 또한 

아내의 이 모임은 오랜 세월 이렇게 운전기사가 

되어 함께 가다보니 같은 연배의 친구들이라서 

촌부도 정식 멤버처럼 되고 말았다. 


이 모임의 역사는 꽤 오래 된다. 촌부가 알기로는 

35년이 넘었지 싶다. 아내와 촌부 나이는 한 살 

차이라서 아내의 친구들도 모두 비슷한 나이다. 

아내는 일곱 살에, 촌부는 아홉 살에 입학했기에 

아내가 졸업은 한 해 빠르다. 또한 아내 친구들은 

아내보다 한두 살이 많은 촌부와 연배라서 서로 

거부감이 없이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게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말을 터고 지내는 친구가 되었다. 

내 고향 죽마고우들 모임과 비슷하여 참 정겹다. 

만나면 무슨 사연들이 그리 많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진다. 나이가 많든 

적든 이렇게 이따금씩 이라도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팍팍한 이 세상에서 

속이 풀리고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너무나 좋은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그런 만남이 아닌가 싶다. 

일구회 친구들 만나서 반갑고 즐거웠소이다. 


어제 수원행에는 처제도 따라붙어 함께 다녀왔다.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고 언니의 모임에 맞춰서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면서... 처제도 

수원 출신이라서 친구들이 대부분 수원을 비롯한 

수도권에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형부가 

자동차로 언니를 데리고 간다고 하니 약속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며 너무나 좋았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 종일 혼자 단지에 있었던 이서방과 

통화를 했더니만 맛있는 걸 사오라고 하더란다.  

어치피 저녁은 먹어야 하니까 가는 길에 원주에서 

간단히 먹고 들어가자고 했다. 점심을 잘 먹어서 

우리끼리 밥을 먹기도 좀 그랬다. 문득 햄버거가 

생각이 났다. 햄버거를 사가자고 합의를 했으나 

지금껏 햄버거를 사본 적이 없어 어디가 맛있게 

하는지 모른다. 언젠가 원주에서 교편 잡고있는 

조카 딸내미가 햄버거 사왔던 기억이 나 전화를 

했더니 방학이라서 영주에 있는 집에 가 있었다. 

조카 딸내미가 거주하는 원룸 부근의 버거킹을 

소개해 주었다. 거기가 맛있다고... 


버거킹을 찾아가긴 했는데 주문을 하려고 했더니 

자동화기기에서 주문을 하라고 했다. 난감했다. 

어떤 것이 맛있는지는 물론이고 주문하는 방법도 

몰라 한참을 버벅거렸다. 결국 보다못한 처제가 

아내와 함께 왔고 노친네(?) 셋이서 한참동안을 

고르고 골라 각자의 취항대로 햄버거 4개를샀다. 

사실 햄버거를 그다지 즐겨하지도 않을 뿐더러 

집부근에서 조금 먼 스키장 주변에 가야 있어서 

거의 사먹지도 않았다. 처제가 사겠다고 했지만 

형부가 이 정도쯤은 쏠 수 있다며 계산을 했다. 

값이 이렇게 나가는 줄은 몰랐다. 햄버거를 내 돈 

주고 산  것은 70평생 난생처음이다. 그랬는데 

집에 와서 풀어놓고 먹으려니 먹기가 사나웠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이기도 하지만 치과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라 입에 넣고 베어먹을 수 없었다. 

결국 양식 나이프로 조각을 내다보니 햄버거가 

엉망진창이 되었으나 맛은 좋아서 먹을만 했다. 

정말 촌스러운 촌부라고 해야겠지? 산골부부의 

저녁식사는 이렇게 했다. 조선 사람이라 마지막 

입가심은 김치 한 조각으로 마무리를...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193 촌부의 단상-비우고 나르고 채우고 2025.03.01
4192 촌부의 단상-아내의 53년 지기 친구와의 만남 2025.02.28
4191 촌부의 단상-우짜겠노? 산골에서, 그래도... 2025.02.27
4190 촌부의 단상-아내 생일인데... 2025.02.26
4189 촌부의 단상-마음에는 이미 봄이 온 듯... 2025.02.25
» 촌부의 단상-즐겁게 다녀온 아내 친구들 모임 2025.02.24
4187 촌부의 단상-술꾼, 주당(酒黨), 아님 애주가(愛酒家)? 2025.02.23
4186 촌부의 단상-어서빨리 2025.02.22
4185 촌부의 단상-눈이 녹긴 녹는구나! 2025.02.21
4184 촌부의 단상-고마운 맥가이버 마을 아우 2025.02.20
4183 촌부의 단상-정월장(正月醬) 담그기 좋은 날 2025.02.19
4182 촌부의 단상-"Snow Art야? 아니면 빗자루 아트야?" 2025.02.18
4181 촌부의 단상-위험천만인 처마끝 고드름 2025.02.17
4180 촌부의 단상-나 원 참~!!! 2025.02.16
4179 촌부의 단상-함께 살아온 세월, 44년... 2025.02.15
4178 촌부의 단상-지긋지긋한 눈과의 다툼 2025.02.14
4177 촌부의 단상-망자별리(亡者別離) 2025.02.13
4176 촌부의 단상-정월대보름 오곡밥과 아홉 가지 묵나물 2025.02.12
4175 촌부의 단상-빼앗긴 일상에도 봄은 오는가? 2025.02.11
4174 촌부의 단상-힘들어도 즐겁게 하는 일, 장작 나르기 2025.02.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