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어서빨리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정월 스무닷샛날
영하 18도, 추위가 꽤나 길어지는 요즘이다.
한파경보는 해제가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겨울의 날씨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아주
이상야릇한 겨울이다. 춥고, 얼음이 꽁꽁 얼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계절이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올겨울은 눈과 한파가 릴레이 게임을 하는 듯,
산골사람들의 일상을 괴롭히다보니 꽤 힘들다.
여느해 겨울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 이어진다.
겨울날의 한파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오래 길게
이어지지 않았고, 눈은 내리면 녹고 또 내려서
쌓여도 이내 녹아 흙이 드러나곤 했다. 그런데
올겨울에는 지난해 11월 27일 첫눈이 폭설로
내린 이후에 자주, 많이 내린 눈이 지금껏 잔뜩
쌓여 눈더미가 조금 과장된 표현으로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추위, 한파 또한 2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20도 언저리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 바깥일을 할 수
없다. 겨울철은 농한기라서 나무작업을 하기에
좋은 계절인데 올겨울은 무릎까지 쌓여있는 눈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다. 여느해 같으면 이미
이맘땐 눈더미 대신 나무더미가 군데군데 쌓여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일을 못하다보니 자꾸만
나태해지는 촌부의 일상이다. 지난 초겨울 이미
몇 군데 고사한 나무를 베어놓고 마무리를 못해
지나다닐 때마다 자꾸 눈에 밟힌다. 이런 모습을
언제까지 두고봐야 하는 것일까 하면서 마음만
졸이게 된다. 그동안 쌓인 눈이 많이 녹긴 했지만
엔진톱으로 나무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어서빨리 눈이 녹고 추위도 누그러지기를 바랄
뿐이다. 너무 놀아서 일을 좀 하고 싶은데...
해가 점점 많이 길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른 아침 동이 트는 시간은 빠르고 저녁무렵
해가 지는 시간도 차츰 늦어진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자연의 변화는 주기에 맞게 변화는 것,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리라. 그렇기에 한낱 자연의
일원 중, 점 하나 찍어놓은 것에 불과한 우리네
삶인데 이러쿵 저러쿵 궁시렁거리는 것은 유독
이놈 촌부 하나 뿐인가? 만물의 영장이라 하여
우쭐거리면서 중얼거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데...
어찌되었거나 어서빨리 일을 할 수 있는 따뜻한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