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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먹는 것이 남는 것이여! 


2025년 2월 6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정월 초아흐렛날 


오늘도 한파경보는 이어진다. 엄청난 추위다. 

전례 없는 한파, 기록적인 한파라는 말은 물론 

북극 한파, 최강 한파, 강추위, 맹추위, 혹한 등 

추위에 대한 수식어는 매스컴을 비롯해 수많은 

글에도 등장한다. 또한 칼바람, 살을 에는 듯한 

이라는 말도 보인다. 솔직히 이 촌부도 일기에 

매일 그날의 날씨로 글을 시작하다보니 이보다 

더 알맞는 수식어가 있지않을까 싶어 이따금씩 

사전을 찾아보아기도 한다.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며 어휘력 공부를 하게 된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 검색을 했다. 

봉평 영하15.7도, 면온 영하 16.7도, 그렇지만 

설다목 우리집의 온도계는 영하 19도를 기록해 

어제보다는 약간 올라간 기온이다. 그나마 어제 

그렇게 심하게 불어제껴 쌓였던 눈을 휘날리게 

했던 바람은 아니지만 살랑이는 바람결이 차다. 

여기까진 그렇다손 치더라도 오후부터 저녁까지 

또 눈소식이 있어 소스라치게 한다. 이놈의 날씨 

변화는 눈과 한파, 한파와 눈이 번갈아 기승이다. 

내일 아침에는 또다시 눈하고 놀아야 할 것 같다. 

지금 쌓인 눈도 잔뜩이라 앞마당이 있는가 싶을 

정도인데 그 위에 또 더하면 언제쯤 다 녹을까? 


눈이 내려 쌓이든, 한파가 몰아닥쳐서 춥든 간에 

우리네 산골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간다. 

허구헌날 집구석에 쳐박혀 빈둥거리는 것도 많이 

지겹다. 아내가 진부 다이소에 다녀오자고 했다. 

때는 이때다 싶었고 듣던 중 반가운 소식, 외출할 

기회가 생겼으니 이때를 놓칠소냐! 곧바로 말을 

이었다. "나간 김에 맛난 밥 먹고 오면 안될까?" 

했더니 "OK! 바우짬뽕에 가서 해물짬뽕 먹자!" 

라고 했다. 효붕이를 국도로 몰아 장평 지날즈음 

갑작스레 생각이 바뀌었다. 언젠가 시니어클럽의 

형님들이 횡계에 김치찌개를 아주 맛있게 잘하는 

집이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실 지금까지 

내 돈을 주고 김치찌개를 사먹었던 일을 없었다. 

아내의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내 입맛에 딱 맞는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맛집이라고 하니 도대체 얼마나 맛있게 

잘하는 것인지 확인을 겸해 한번 가보자고 했다. 

아내도 그러자고 하여 곧장 속사에서 효붕이를 

고속도로에 올려 대관령(횡계) IC까지 내달렸다. 

IC를 나가자마자 좌회전을 하면 곧바로 우측에 

그 집이 보인다. 내부는 그다지 넓지는 않았다.  

대기를 해야한다고 했다. 조금후 자리에 앉았다. 

음식은 곧바로 나왔다. 미리 끓여놓고 뎁힌 듯한 

김치찌개에 반찬이라곤 콩나물무침이 전부이다. 

2년 묵힌 묵은지로 끓인다고 해서 그런지 입에 

김치와 국물이 들어오자마자 씹을 사이도 없이 

그냥 넘어갔다. 아내도 그랬고 촌부 생각도 같은 

생각이었다. 남이 끓인 김치찌개를 한번쯤 먹어 

보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일뿐 뭐 그리 특별함은 

없었다. 집으로 오면서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이참에 김치찌개 파는 음식점 해볼까?"라고... 

곧바로 답했다. "뎃끼, 이 양반아! 생각도 마라! 

돈 벌 생각은 하지말고 나 혼자 맛있게 먹으면 

되네. 이 나이에 무슨 음식점을 한다고 그래?" 

"농담도 못하냐?"라는 말에 둘이 그냥 웃었다. 


저녁에는 아내가 냉동고 정리를 하다 나왔다며 

꽃게찜을 해먹자고 했다. 기억컨데 지난 가을에 

사다가 냉동을 시켜놓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꽃게요리를 엄청 좋아한다. 하지만 

산골에서는 싱싱한 꽃게를 구하는 것이 쉽잖다. 

이따금씩 꽃게를 구입해 냉동을 시켜두고 먹곤 

한다. 아내는 어머님 살아생전에 된장을 풀어서 

꽃게를 넣고 끓인 찌개가 그렇게 맛이 있었다고 

가끔 찌개를 끓이곤 했다. 하지만 아내는 장모님 

살아생전에 전수받은 꽃게양념찜을 잘 끓인다. 

촌부도 이 요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제 저녁 

메뉴는 이것이었다. 매콤하고 짭조름한 꽃게찜, 

맛도 맛이지만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요즘 치과 

치료를 한답시고 술을 못마시게 되다보니 엄청 

밥맛이 좋은데 밥도둑을 만나니 더욱 더 입맛이 

좋아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었다. 

아내가 "밥을 너무 맛있게 잘 먹는 당신을 보니 

음식하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나 좋고 고맙네!" 

라고 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아내에 말했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여!"라고 하며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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