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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엄청 추운 아침, 여행이 그립다! 


2025년 2월 5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정월 초여드렛날 


대단한 추위,  

이런 추위를 두고 최강 한파라고 했던가? 

아직 동이 트기전이라서 그런지 어두컴컴, 

난로재를 비우려고 나갔다가 식겁을 했다. 

목장갑을 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시렵고 

귀떼기가 떨어져 나갈 듯했고 콧속이 얼어 

붙는 듯했으며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었다. 


부랴부랴,  

장작을 가득 채워놓고 난롯불을 지폈다. 

손을 녹이고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검색했다. 

이곳 면온은 한파경보에 영하 20도라는데 

목공실 앞에 있는 온도계에는 영하 22도에 

멈춰있는 수은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과 

실제 기온은 이렇게 꽤 차이가 난다. 측정소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는 모르지만 산중턱에 

있는 우리집과는 늘 기온차이가 나는 듯하다.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마을과 떨어진 

외딴곳에 살다보니 별의별 것이 다 다르다. 


입춘이 지났음에도 

최강 한파와 함께 해야하는 산골살이는 봄이 

어디쯤 오고있으며 언제쯤 올 것인가 하면서 

기다리는 촌부의 요즘 일상은 특별함이 없다. 

어제와 다를바 없는 너무 무미건조한 일상의 

연속이다. 빈둥빈둥 거리는 게으름의 극치다. 

책도 잘 읽히지 않고 글도 잘 안된다. TV 보는 

것도 영 재미없다. 틈만나면 아무데서나 드러 

누워 자는 것이 반은 버릇되어서 걱정스럽다. 

이렇게 무의미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자꾸 

이어가고 되풀이를 하면 안되는 것인데... 


새해가 되면 하고픈 것이 참 많았다. 

두 달간의 방학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미뤘던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랬는데 우리는 계획을 

세우면 안되는 것이라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핑계를 대는 것 같지만 지나간 1월에는 아내가 

학교에서 3주일만 도와달라고 하는 청을 거절 

할 수 없어 나가야 했고, 촌부는 오랫동안 고생 

했던 치과치료를 시작하게 되어 어쩔 수가 없이 

우리의 그 여행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돈은 굳었지만 마음은 많이 고프다. 


우리의 여행계획은 이랬다. 

추위를 피하는 피한(避寒), 눈을 피하려는 피설 

(避雪)을 겸해 바다가 보이는 남녘 고향 남해나 

인근 고장으로 두어 달 겨울살이를 떠나려 했다. 

이 여행은 아내가 그렇게 원했고 촌부도 원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꽤 오래전 해안선 따라 전국을 

일주하는 여행을 해보자고 하여 땅끝 해남에서 

시작 강진, 장흥, 보성, 고흥, 순천, 여수, 광양, 

하동을 거쳐 고향 남해까지는 완성했으나 이후 

이런저런 집안일들 때문에 중단을 하고 말았다. 

이상하게 우리가 여행계획을 세우면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었다. 아내가 하는 말, "우리는 절대 

계획을 세우지말고 무작정 떠나야 할 것 같아!" 

라고 했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아내의 말 그대로 

그냥 무작정 떠나보는 여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월 초엔 시니어클럽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 전에 남은 3주간의 2월은 우리가 하고자 한 

여행은 못할지라도 짬짬이 틈을 내 평소에 한번 

꼭 가보고 싶어했던 몇 군데를 골라 다녀왔으면 

싶다. 계획이 아닌 그저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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