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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아내 친구들의 갑작스런 산골집 방문 


2025년 2월 2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정월 초닷샛날 


하루사이에 수은주가 사정없이 곤두박질이다. 

2월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골은 아직 

겨울의 한복판이고 눈보라가 몰아치며 기온도 

두자릿수의 영하라서 한겨울이다. 오늘 아침도 

영하 15도까지 뚝 떨어져 꽤나 추운 아침이다. 


전날에 이어 어제 아침나절도 제설작업을 해야 

했다. 완전 습설은 아니지만 약간 물기 머금은 

반쯤 습설이었지만 다행히 바람돌이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햇살이 퍼지면서 기온도 쑥 

올라가 바람돌이로 대충 날려놓았더니 통행을 

하는 길은 많이 녹았다. 하지만 넓은 주차장은 

넉가래로 밀어놓고 다져져서 얼어붙은 바닥의 

얼음을 깨내야 했다. 그 힘든 일은 이서방이 다 

마무리했다. 그 사이 촌부는 바람돌이로 집주변, 

중앙통로 제설작업 마무리를 했다. 그래도 그리 

힘들지는 않아 다행이구나 싶다. 이렇게 손쉽게 

제설작업을 할 수 있어 우리들의 겨울날 효자는 

따뜻함을 선사하는 난로와 더불어 바람돌이도 

마찬가지로 효자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햇볕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렇게 많이 쌓여있던 

장작집 지붕의 눈이 한꺼번에 미끄러져 쏟아져 

내려 그렇잖아도 좁은 통로가 막혀있었다. 잠시 

눈삽을 들고 밭쪽으로 퍼올렸다. 더 놔두면 얼어 

붙어 작업이 더 힘들고 드디게 된다. 꽤 여러번 

경험을 했던 것이라 눈삽으로 후다닥 해치웠다. 

기왕 눈삽을 든 김에 아내의 운동길도 터놓기로 

하고 밭가에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생각하기론 

별 것 아닐 것이라 여겼는데 생각처럼 쉽잖았다. 

작은밭을 거쳐 큰밭 끄트머리까지 상단히 길어 

겨우 한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좁다란 길을  

만들어 놓았더니 아내가 엄청 좋아했다. 그동안 

폭설로 운동을 못해 몸이 찌푸둥하다는 그 말이 

떠올라 터놓은 것인데 아주 잘했구나 싶다. 


저녁무렵 촌부 스마트폰으로 아내 죽마고우가 

전화를 했다. 충주에 바람 쐬러 갔다가 갑자기 

우리부부 특히 자기들 친구인 아내가 생각나서 

잠시 들려 맛있는 밥을 사주고 싶어 산골집으로 

출발한다고... 아내는 친구들이 집에 오기까지 

잔뜩 설레이는 눈치였다. 아내는 된장을 퍼야만 

하는데 장독대가 눈속에 파묻혀 어쩌냐고 했다. 

부랴부랴 장독대 눈을 파헤쳤다. 얼마나 많이 

쌓였는지 모른다. 겨우겨우 눈을 치워서 장독대 

뚜껑이 보일 만큼만 치워 된장을 조금 퍼냈다. 

언젠가 친구가 우리 된장이 먹고싶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오면 주려고 했던 것이었다. 


아내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젊은 날 

부터였다. 지금은 촌부의 친구와 다름이 없을 

만큼 절친하게 지내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오죽 

하면 촌부를 자기네 동창 모임의 정식 멤버라고 

할 정도이다. 추운 겨울날에 눈치우느라 고생이 

많다며 밥을 사주겠다고 했으나 어디 그럴 수가 

있겠는가? 먼곳까지 친구 보고싶다고 찾아주는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데 우리가 밥을 

사는 것이 당연지사, 인근에 산채요리로 소문이 

자자한 집에서 저녁을 대접했더니 그렇게 좋아 

할 수가 없어 참 잘했구나 싶고 마음이 가볍고 

좋았다. 집으로 와서 눈속에 파묻어놓은 식혜를 

꺼내 후식으로 마시고 고향 남해産 유자로 만든 

유자차도 대접했다. 난롯불이 너무 좋다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놀다가 밤늦게 아쉬운 작별을 

했다. 아내는 이렇게 와준 것이 너무나 고맙다며 

된장과 유자청을 조금씩 담아 싸서 보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다. 아내의 친구이면서 촌부의 

친구이기도 한 정이 많은 친구들이 있어 혹한의 

이 겨울도 따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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