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좋은 소식, 기쁜 소식 


2025년 1월 26일 일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스무이렛날 


이른 아침,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예보에도 없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어제오늘 한두 번을 겪는 

일은 아니다. 자연현상은 함부로 단언을 하거나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임을 깨닫게 된다. 과학이 

발달하여 몇 일 앞을 예측하는 날씨예보를 하곤 

하지만 그게 다 들어맞는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기온은 어제보다는 조금 낮다. 영하 5도, 허나 

오늘도 추운 느낌은 없다. 예보에는 내일 새벽에 

시작되는 눈은 모레 밤까지 꽤나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귀성객들에겐 성가신 눈이 될 것 

같다. 우리 아들도 오늘 일이 끝나면 내일 아침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걱정스럽다. 


희안하게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 치과치료를 

시작해 시큰거리던 치아 3대를 발치한 이후에 

점점 식욕이 당겨 평소보다 식사량이 많아졌다. 

그리고 즐기던 술을 안하게 되어 그런지 입맛이 

좋아진 것도 식욕 증진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아내가 인근 장평 오일장날이고 마트에도 다녀 

와야한다고 하여 잘됐구나 싶었다. 그렇잖아도 

아내가 지난 3주 동안 학교 출퇴근 기사노릇을 

해주어 고맙다며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차피 내가 마땅히 해야하는 

일인데 무슨 댓가를 바라는 것은 말도 안된 것, 

그냥 우스개 소리인데 재미삼아 이렇게 말했다. 

"장에 나간 김에 밥 무고 들어오자. 맛이는 거!" 

라고 했더니 이 할마시, 촌부의 마음을 읽었는지 

"속사 홍란에 가서 짜장면이나 먹고 올래?"라고 

하는 것 아닌가? 내심 좋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에게? 호부 그거 갖고 되겄나?"라고 했더니만 

"호부가 뭔말이야? 음식 이름은 아닌데?"라고 

했다. 함께한 세월이 거의 50년이 다 돼 가지만 

경상도 아니다, 고향 남해말을 다 알지는 못한다. 

"호부는 남해말로 '기껏'을 뜻하는 사투리일세!" 

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고기 사줄까?"라고 했다. 

"아니야! 사실은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네."라고 

했다. 장을 보고 마트에 들렸다가 속사로 내달려 

촌부는 짜장면, 아내는 짬뽕을 맛있게 먹고왔다. 

산골 부부의 산골스런 소박한 외식이다. 


장평장에서 봉평으로 향하는 도중, 기쁘고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시니어클럽 담당자라고 하며 

2025년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적격자로 

선정되어 지난해에 일했던 식물원에 재배정이 

되었으니까 3월 4일부터 출근하면 된다고 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더니 옆에서 

아내가 축하한다고 하면서 어깨를 투닥거렸다. 

올해는 인원이 대폭 줄었단다. 10명이었다가 

4명은 국립공원으로 갔었고 6명이 일했었는데 

또 2명이 줄어 4명이 일하게 되었단다. 문제는 

함께 카풀했던 형님들은 어디로 배정되었는지 

모른다. 다행인 것은 열심히 일을 잘했던 아우인 

부부가 함께 배정되어서 그나마 잘됐구나 싶다. 

어찌되었거나 이 나이에 다시 10개월 동안 일을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 참 기쁘고 좋은 소식이다. 

설명절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어제 늦은 오후에 청바지클럽 막내인 이장부인 

송이엄마가 카페에 왔었다. 아내의 전화른 받고 

내려가보니 태영이 삼촌도 와있었다. 벽난로를 

지펴놓고 뜨개질하던 아내와 처제, 송이엄마는 

조금후에 실뜨기를 하며 웃고 떠드는 것이었다. 

참 오랜만에 실뜨기 놀이하는 것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 옛날 어릴적 여자아이들이 

하던 놀이였는데 이제는 잊혀져가는 놀이라서 

정말 신기하게 보였던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진한 커피를 마시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송이엄마가 "오라버니들 이거 드시고 더 많이 

건강하세요."라고 하면서 6년근 인삼 정관장이 

든 쇼핑백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참 고맙다. 

산골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정을 주고 받으면서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613 촌부의 단상-한파에 제설작업이 꽤나 힘들었지만... 2025.01.08
612 촌부의 단상-세상 하나뿐인 털모자 2025.01.09
611 촌부의 단상-영하 26도, 정말 매서운 추위다! 2025.01.10
610 촌부의 단상-장작이 점점 줄어들지만... 2025.01.11
609 촌부의 단상-꼬마 눈사람 2025.01.12
608 촌부의 단상-한없이 늘어지는 추위와 게으름 2025.01.13
607 촌부의 단상-모처럼 일다운 일을... 2025.01.14
606 촌부의 단상-해풍 맞고 자란 남해 시금치 보물초 2025.01.15
605 촌부의 단상-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2025.01.16
604 촌부의 단상-산골 사람들의 애환은 낭만? 2025.01.17
603 촌부의 단상-설 명절이 다가오는구나! 2025.01.18
602 촌부의 단상-무청시래기의 변신 2025.01.19
601 촌부의 단상-뚱뚱보 아들 녀석 흉과 자랑 2025.01.20
600 촌부의 단상-털모자 모델이 되다! 2025.01.21
599 촌부의 단상-남해 시금치 보물초, 신문지빵 2025.01.22
598 촌부의 단상-설명절이 다가옴을 느끼며... 2025.01.23
597 촌부의 단상-술추렴도 못하네! 2025.01.24
596 촌부의 단상-난로 연통 청소, 숯검뎅이가 되다! 2025.01.25
» 촌부의 단상-좋은 소식, 기쁜 소식 2025.01.26
594 촌부의 단상-폭설로 아쉬운 설명절이 되겠네! 2025.01.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