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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난로 연통 청소, 숯검뎅이 되다! 


2025년 1월 25일 토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스무엿샛날 


오늘은 마치 봄날과 같은 날씨다. 하루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2도에 머물고 살랑이는 바람결이 

차갑다는 느낌보다 촉감이 너무 좋다는 느낌, 

계속 이랬으면 좋겠구나 싶다. 바람일뿐인데...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저만치 아랫쪽에는 

영동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소리가 꽤나 

요란하다.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는 소리인데, 

설명절 연휴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다들 정체됨이 없이 순탄하고 순조롭고 편안한 

귀성길이 되었으면 싶다. 우리 아들도... 


어제는 일교차가 엄청 컸다. 아침엔 영하 14도, 

한낮에는 영상 6도까지 치솟아 봄날과 같았다. 

아내가 나가던 학교의 일이 어제로 끝이 났다. 

학교에서 정말 일을 잘한다고 인정을 받았단다. 

함께하신 선생님께서 선물까지 챙겨주시면서 

아쉬워 하셨다고... 이 나이에도 남에게 인정을 

받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심성 고운 할마시라서 

그랬을 것이다. 아내는 열심히 했고 촌부 또한 

출퇴근 기사노릇에 최선을 다했으니 아주 쬐끔 

그 칭찬에 보탬이 된 것이겠지? 


얼마전부터 아내가 난로불을 지피면 매운 듯한 

냄새가 좀 난다면서 난로 연통 청소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말로는 그러마 하면서 미적거리며 

차일피일 미루고 말았다. 어제는 모처럼 한낮은 

영상이라서 마치 봄날처럼 꽤 온화한 날씨였다. 

아내가 "별 일도 없는데 연통 청소나 합시다." 

라고 했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날벼락이 떨어질 

것 같아 "그러세! 하긴 나도 그럴까 했었네."라며 

은근슬쩍 너스레로 맞장구를 치면서 시작했다. 


연통 청소는 적어도 두어 달에 한번쯤 해야한다. 

그런데 지난해 시월 초에 하고 여지껏 안했다. 

깜빡 잊고 있었던 것, 그랬으니 거실에서 냄새가 

났던 것이다. 그동안 따박따박 잘 했었는데 그걸 

왜 잊고 있었을까? 이것도 나이듦이란 말인가? 

어찌되었거나 지금이라도 해치웠으니 다행이다. 

얼굴은 숯검뎅이가 되었지만 참 잘했구나 싶다. 

불도 잘 들어 냄새도 없고 불꽃도 참 맑을 뿐만 

아니라 바깥의 연통에서도 모락모락 연기가 잘 

빠진다. 불꽃도 좋으면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는 산골스런 정경이라서 흐뭇하고 뿌듯하다. 


우리의 난로 연통 청소는 이렇게 진행된다. 

1) 긴 막대기 앞쪽에 수건을 묶어 봉을 만든다. 

2) 안팎에 긴 사다리를 각각 설치한다. 

3) 부드러운 호스, 드릴, 비닐봉지를 준비한다. 

4) 방염복, 모자, 마스크, 장갑, 장화 착용 

5) 안팎의 연통 두껑을 드릴로 해체한다. 

6) 안팎의 연통에 그을음 받이 비닐을 설치한다. 

7) 안에서 막대기봉을 넣어 바깥으로 밀어낸다. 

8) 난로와 연결된 연통은 호스를 넣어 털어낸다. 

9) 외부 연통은 막대기봉을 넣은 다음 쑤셔댄다. 

10) 그을음 받이 비닐봉지를 벗겨낸다. 

11) 안팎 연통 두껑을 닫고 드릴로 피스 고정 

12) 아내는 난로 안의 그을음 제거와 난로청소 

13) 사다리 해체, 각종 도구 제자리로 원이치 

14) 받아놓은 그을음은 밭으로... 

15) 마스크, 장갑, 봉으로 쓴 수건은 쓰레기로... 

16) 숯검뎅이가 된 몰골은 샤워로... 

17) 난롯불 지펴놓고 시원한 유자차 한 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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