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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술추렴도 못하네! 


2025년 1월 24일 금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스무닷샛날 


엊그제 주간 날씨예보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 예보가 어긋난 것 아닌가 싶다. 

어제 아침에도 그렇더니 오늘도 마찬가지다. 

영하 14도, 이 정도라면 거의 한파수준이다. 

그렇긴 하지만 일교차가 심해 한낮은 영상, 

어제 정오가 지나면서 영상 5도까지 올랐다. 

오후부터 설연휴가 이어질 텐데 오늘도 그럴까? 


요즘 촌부의 일상은 내세울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냥저냥 하루하루가 무료함이라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시간도 잘 지나가고, 하루도 참 잘 간다. 

책을 잡아도 잠시 눈길이 머물다가 이내 놓는다. 

TV를 켜도 쓰잘데기가 없고 보기싫은 것들 뿐, 

쏟아지는 뉴스에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일어탁수(一魚濁水)로구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물을 다 흐린다'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혼란스럽고 시끄럽다. 

왜 이래야 하는가? 죄지었으면 엄벌해야 한다. 

하루빨리 이 시국을 종식시켜 국민들의 삶을, 

국민들의 평소 일상을 되돌려 놓아야 하는데... 

어서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럴땐 마을에 내려가 마을 아우들과 함께 모여 

술추렴이나 하면 좋으련만 그럴 수도 없음이다. 

뿐만아니라 도시를 떠나와 산골에서 살다보니 

친구가 없다. 대부분 수도권과 고향 남해에서 

살고있어서 더더구나 그럴 수가 없음인 것이다. 

사실 그럴 수 없는 원인은 따로 있다. 술 마시지 

못하는 것은 시니어클럽 겨울방학(1~2월)동안 

치과치료를 시작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이다. 

즐겨하는 술을 금주한 것이 어언 보름이 되었다. 

앞으로 적어도 3~6개월은 금주를 해야만 한다. 

아내는 이참에 술을 끊으면 좋겠다는데 글쎄다? 


술추렴의 사전적 의미는 

'술값을 여러 사람이 분담하고 술을 마심, 

차례로 돌아가며 내는 술. 또는 그 술을 마심'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말은 이렇게 참 좋은 것이다. 

술추렴 이야기를 하다보니 문득 이런 옛 속담이 

생각난다. 참으로 옛 어르신들의 생각은 재밌다. 

'산지기가 놀고 중이 추렴을 낸다' 

이 속담을 풀이하면, 

'놀기는 산지기가 놀았는데 그 값은 중이 문다'는 

뜻으로,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남의 일로 부당하게 

대가를 치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산지기가 산은 안 지키고 민가에 내려가서 

행음하고, 중이 불공은 안 드리고 술추렴이나 

한다'는 뜻으로, 부당하거나 엉뚱한 짓을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쩌면 이 속담은 요즘 우리 모두가 처한 현실, 

너무 어수선하고 어지럽고 시끄러운 이 시기와 

딱 일치하는 것 같아서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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