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털모자 모델이 되다!
2025년 1월 21일 화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스무이튿날
아침 기온 영하 10도, 안개가 자욱하다.
겨울날 이 정도의 기온은 거의 평균적인 기온,
다른 고장에서는 엄청난 추위라고 할 것 같다.
하지만 워낙 추운 고장이라 단련되고 적응이
되어 그런지 그다지 추운 느낌은 없다.
아침에 난롯불 지펴놓고 밖으로 나와 터벅터벅
단지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한겨울이라서 딱히
볼 것은 없다. 사방이 하얀 눈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습관이고 버릇이라 여기저기 기웃기웃
돌아보고 와야만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이렇게
돌아보면서 혼자만의 사색에 잠겨보는 것 또한
산골살이의 맛이요, 멋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멋진 하얀 눈밭이 펼쳐지는 설경을 보면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면서...
요즘 아내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리에 앉기만
하면 뜨개질을 하고 있다. 벌써 몇 개의 모자를
뜨개질로 만들어 놓았는지 모른다. 촌부의 것은
3개, 털모자의 모양이야 거의 다 같은 것이지만
털실의 색깔은 모두 다르게 떠놓았다. 방울을 단
것도 하나 있다. 겨울날 두툼한 옷도 중요하지만
목도리와 모자도 추위를 이겨내는 보온 효과에
한 몫을 톡톡히 한다고 들었다. 아마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뜨개질을 하던 아내가 "정성을 들여 한 땀 한 땀
뜨개질로 만들어 준 털모자인데 아무렇게나 막
쓰고다니면 안되는 거야! 제대로 예쁘게 잘 써야
되는 것이라니까? 이리 와보셔!"라고 하며 모자
쓰는 법을 알려주었다. 털모자는 그냥 푹 눌러서
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란다.
그러더니 털모자를 하나씩 씌우더니 서 보라고
했다. 졸지에 아내의 털모자 모델을 하게 된 것,
"바로 이거야! 이렇게 쓰면 보기에도 좋잖아?"
라고 하며 사진을 몇 컷 찍어주었다. 꼭 일기에
사용하라고... 그래서 오늘 촌부의 일기 화두를
산골아낙, 마나님의 털모자로 몇 자 적어보았다.
오늘은 어떤 색깔로 쓰고 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