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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뚱뚱보 아들 녀석 흉과 자랑 


2025년 1월 20일 월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스무하룻날 


'큰 추위'라는 뜻을 가진 대한(大寒)이 오늘이다. 

24절기 중 마지막이며 겨울절기 끝이기도 하다. 

말뜻과는 달리 실제로 소한 보다 추위가 덜 하다. 

그래서 옛말에 이런 속담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그 옛날에도 대한이 소한보다 오히려 덜 추웠던 

모양이다. 연일 두 자릿수 기온이었는데 大寒인 

오늘은 간만에 한 자릿수 영하 9도에 머무른다. 

바람이 없어 그런지 춥다는 느낌은 없어 좋다. 


그다지 할 일없이 지내는 요즘 촌부의 일상이긴 

하지만 시간은 잘 가고 세월도 정말 잘 흘러간다. 

이번 주말부터 긴 설연휴가 시작되니까 말이다. 

명절이래야 뭐 그리 특별함은 없는 것이겠지만 

아들 녀석을 만날 수 있음이라 기다리게 되는 것, 

그 외는 그날이 그날인 요즘의 명절 분위기이다. 

그러고보면 우리민족의 전통을 이어가는 명절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그냥저냥 근근이 

겨우 그 명맥만 이어가는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남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아들 녀석 이야기 나온 김에 자랑은 

아니지만 몇 자 적어볼까 한다. 매주 주말 토요일 

초저녁이면 한 주도 빠짐없이 안부 전화를 한다. 

변변찮은 아비가 물려준 좋은 버릇이라고 여긴다. 

엊그제 토요일 스피커폰으로 지엄마와 통화하며 

뭔가 말을 할 듯 말 듯 흐리더니 하는 말에 우린 

환호성을 질렀다. 드디어 일년치 헬스 이용권을 

끊었다고 했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우리 아들은 기럭지는 요즘 젊은이들의 평균에 

해당하는 키인데 비해 문제는 옆으로 잔뜩 퍼져 

비만형이다. 생각컨데 원인은 너무 일찍 독립을 

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25년전 우리가 도시를 떠나 이곳으로 귀촌하며 

대학 1학년 아들을 도시에 혼자 남겨두고 왔다. 

그러다보니 거의 매식(買食)을 하고 일정하지도 

못한 식사, 거기에 폭식까지 겹쳐 먹는 족족 살로 

가는 체질로 변해버렸고 결국은 홀쭉한 이 아비 

몸무게의 배가 넘는 뚱뚱이가 되고 말았다. 허나 

군입대로 인하여 다행스럽게 특별관리 대상자가 

되어 무려 50여kg의 감량이 되어 제자리를 잡는 

듯했다. 제대후 제대로 관리하여 유지를 했으면 

했는데 또다시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 뚱보가 

되어 지금껏 거구(?)를 유지하고 있어 안타까워 

"운동 좀 해라, 그래야 장가도 갈 것 아니냐?"며 

볼때마다 잔소리를 해댔다. 직업상 운동을 하는 

것이 쉽잖은 것은 알지만 그래도 건강관리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곤 했다. 


그때마다 잘 알겠다고 하더니 이제서야 시작한 

모양이다. 지금이라도 운동을 시작했다니 너무 

반갑고 부모의 입장에서 다행이구나 싶다. 살만 

좀 빼면 아주 준수한 외모에다 동안(童顔)인데 

말이다. 남들의 말에 의하며 체격은 어미 닮았고 

아비 닮은 것은 동안(童顔)이라고 한다. 그래도 

못난 아비보다는 지엄마를 많이 닮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어찌되었거나 운동 열심히 

하여 멋지고 늠늠한 모습, 폼나는 젊은이 모습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비, 어미의 마음이다. 

한가지 더 기쁜 소식도 있으면 좋겠는데... 


어제는 잠시잠깐 장작집 앞쪽의 눈을 치운 것이 

한 일의 전부이다. 워낙 많이 쌓였던 장작집 위 

눈이 햇빛을 받아서 한꺼번에 미끄러져 쏟아져 

내려 통행을 못할 정도였다. 눈삽은 어림없다. 

삽으로 찍어놓은 다음 눈삽으로 퍼올려 넘겼다. 

거의 얼음 수준의 눈덩어리였다. 빗자루로 쓸어 

마무리 하였더니 아주 말끔하다. 장작을 가지러 

가는 길을 터놓은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일은 그때그때 해치운다. 별 일은 아니지만... 

늦은 오후에는 둘째네 '날으는 구름섬' 카페에서 

청바지클럽 회원들이 몰려와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늘 정겹고 즐겁고 좋은 그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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