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 사람들의 애환은 낭만?
2025년 1월 17일 금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열여드렛날
어제는 하루종일 오락가락 눈이 내렸지만 그리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낮에 내린 눈은 이서방이
올라오는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려놓아 통행은
가능했다. 저녁무렵에 내린 눈을 동이 트기전인
이른 아침에 빗자루로 대충 쓸었다. 그냥 놔두면
영하 17도의 기온이라 얼어붙을 것이 분명했다.
어두컴컴하긴 했으나 아직 넘어가지 못한 달빛,
잔뜩 쌓여있는 눈밭에 사방 분간은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집주변을 치우고 중앙통로를 거쳐 넓은
주차장 한쪽을 대충 치웠다. 염화칼슘 뿌려놓은
진입로도 중간중간 눈이 쌓여 넉가래로 밀었다.
완전무장을 하지않고 내려가 손가락이 얼마나
시리는지 넓은 주차장 한쪽은 못하고 올라와야
했다. 이주 초기 멋모르고 영하 20도가 넘는 날
제설작업을 하느라 손가락에 동상이 걸렸었다.
그 손가락이 해마다 겨울이 오면 도지는지 꽤나
시리다. 거의 감각이 없을 정도라서 늘 조심한다.
눈소식이 있어 그제 자동차 효붕이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았었다. 안전을 위해 잘했던 것 같다.
어제 오전에 아내와 함께 우리집에 이르는 도로
330m, 마을쪽으로 70여m를 걸어서 효붕이를
세워놓은 아랫쪽 고속도로 교각밑으로 가야했다.
눈발이 흩날려 쌓이고 있어 늘 위험하다. 아내의
손을 붙잡기도 하고 아내가 팔짱을 끼고 걷기도
한다. 젊어서도 잘 안끼던 팔짱을 어쩔 수 없이
늙으막에 끼게 된다며 웃곤 한다. 경사가 꽤 심한
비탈길을 내려가면서 아내가 미끄러질까봐 꼬옥
붙잡아 주는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눈내리는 날,
통행이 꽤 불편한 것은 산골 사람들 애환이지만
이렇게 아내의 손을 꼬옥 잡거나 팔짱을 낄 수가
있음은 남다른 낭만이 아니겠는가 싶어서 좋기도
하다. 그렇다고 자주 이런 낭만을 즐기고 싶지는
않다. 남다른 낭만을 즐기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제발 눈이 자주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