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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모처럼 일다운 일을... 


2025년 1월 14일 화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열닷새 보름날  


어제 오후 갑작스레 굵은 눈발이 꽤 날리더니 

밤새 또다시 눈이 제법 내렸고 지금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얼마나 오려나? 열흘 가까이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기승을 부린 

이후에 눈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일까? 아직은 

이른 감이 없잖은 것이지만 이런 현상은 아마 

2월까지도 이어질 텐데 하도 궂은 날씨로 인해 

힘든 마음이라 추위와 함께 눈내림도 그만 좀 

했으면 하는 성급한 판단을 해보게 된다. 그저 

바람일 뿐이겠지만... 오늘은 한파경보가 해제 

되었으나 눈이 내려 영하 2도 머무는 기온인데 

다른 특보,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예보이다. 


어제 오후 아내를 데리러 갔다가 눈이 올거라는 

소식에 자동차 효붕이를 또 아랫쪽의 고속도로 

교각밑에 두고 걸어서 올라왔다. 350m는 족히 

될 정도의 거리, 경사가 꽤 심한 비탈진 도로를 

걸어 올라오는 것은 예사롭지가 않고 꽤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안전이 가장 으뜸인 것을... 


단지에 와서도 집까지는 중앙통로를 꽤 걷는다. 

양옆은 몇 차례 내린 눈이 녹지않은 상태 그대로 

눈밭인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설원이라고 할까? 

그런데 저만치 하얀 눈밭에 아주 빨간 것이 보여 

가까이 다가가 살폈더니 옆쪽 블루베리 밭에서 

한 잎의 빨간 나뭇잎이 바람에 날아와 하얀 눈에 

떨어져서 놓여있는 것 같았다. 언뜻 보면 멋쟁이 

여성의 입술 같아 보이기도 했다. 별 것 아닌데 

왜 그랬는지 몰라도 촌부 생각으로는 블루베리 

빨간 나뭇잎이 참 애처로웠다. 문득 떠오른 생각, 

한자 몇 자가 조합되어 머리를 스치는 것이었다. 

그 나뭇잎은 밤새 눈이 내려 눈속에 파묻혔다. 


冬風雪上哀葉(동풍설상애엽) 

차디찬 겨울 바람 못이겨서 

눈위에 멈춰 자리하고 있는 

나뭇잎이 애처롭게 보이네. 


그건 그렇고, 

어제 아침나절 두어 시간동안 장작 나르는 일을 

했다. 참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했다고나 할까? 

며칠전 아내가 했던 그 말이 되살아 난 것이었다. 

"장작을 이렇게나 많이 땐거야?" 

다용도 창고에 장작 비워진 것을 보고 한 말이다.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도 있어 외부 장작집에서 

다용도 창고로 장작을 옮겨놓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얼마 안되는 거리지만 꽤 힘든 

일이다. 플라스틱 박스에 장작을 적당히 담아서 

들고 날라야 하는 것이라 쉬워 보이지만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장작집에서 꺼내 차곡차곡 

잘 담아야할 뿐더러 팔, 다리, 허리, 배에 힘을 잘 

안배하여야 한다. 계단 오를 때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 장작을 쌓는 것도 그냥 막 쌓는 것 아니다. 

나름의 요령이 있다. 꽤 오랜 세월 장작을 만지작 

거려서 생김새에 따라 어디에 놓아 쌓아야 하는 

것인지 대충 감으로도 알게 된다. 그렇게 장작집 

두 번째 칸, 첫 번째 줄의 장작을 다용도 창고로 

옮겼다. 이 정도면 꽤 오래 땔 수가 있을 것이다. 

장작 나르는 것을 본 아내가 제발 조금씩 담아서 

나르라고 하더니 일하는 모습을 찍어서 카톡에 

남겨두었다. 일기에 사용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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