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한없이 늘어지는 추위와 게으름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열나흗날
이번 한파(寒波)는 너무 오래토록 이어진다.
오늘 아침까지도 한파경보가 해제되지 않았다.
여전히 수은주는 영하 20도에 머무르는 아침,
이젠 긴 한파에 추위에도 내성이 생겼는 갑다.
이 정도면 엄청 추운 것인데 그냥 무덤덤하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자연의 이치에 잘 적응하고
순응하고 동화될 수 밖에 없는 몸과 마음가짐,
그런 적응력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가 싶은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단지 곳곳은 물론 집주변의
숲속 나무들은 모두가 다 제색깔이 아니다. 다
하얀색이다. 엄동설한의 모진 추위를 견뎌야만
하는 겨울이라서 벌거벗은 앙상한 나뭇가지가
밤새 하얗게 변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서
'상고대'라고 일컫는다. 겨울날 아침이면 늘상
보게 되는 멋진 모습이긴 하지만 "나무나 풀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란 생각이 든다.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두고 우린
상고대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이다. 이런 현상,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것도 산골살이 묘미다.
요즘은 딱히 하는 일없이 하루하루 허송세월을
보내는 나날들이다. 어쩌면 동면(冬眠)을 하는
동물이나 곤충들과 비슷한 그런 일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요즘의 일상은 흔히들
말하는 '먹고자고 자고먹고'라고 할까? 한없이
게으른 일상의 연속, 이러면 안되는 것인데...
천성이 가만있지 못하고 늘 발발거려야만 하는
성격이라서 답답함, 갑갑함이 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한없이 늘어지는 추위와 함께
게으름의 일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게으름의
일상에서 어서빨리 벗어나야만 하는데...
이런 시기에는 여행이 제격인데 그럴 수도 없다.
지난 가을 아내와 약속을 했었다. 이번 겨울에는
남녘으로 피한(避寒) 여행을 가자고... 두어달을
따뜻한 남녘에서 살아보기 체험을 하기로 했다.
경험상 우리는 계획을 세우면 안된다. 무작정의
여행이라야 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 아닐까?
이유인즉슨 시니어클럽 일이 끝나고 두어달을
쉬게 되어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아내가 나가는
학교 선생님께서 1월 3주일간 일을 도와주십사
하여 거절을 못하고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고...
그러니 여행이고 뭐고 말짱 도루묵이 되었으니
이렇게 허구헌날 빈둥빈둥 허송세월을 보낸다.
그 덕분(?)에 치아 치료를 하러 치과에 다니고
있으니 이번 겨울의 피한(避寒) 여행은 물건너
가고 말았다. 앞으로는 계획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나자고 아내와 약속하며 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