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하늘도 노했나?
2025년 1월 4일 토요일
음력 甲辰年 섣달 초닷샛날
한파주의보가 며칠째인가?
이른 아침 기온 영하 12도,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물론이거니와
그보다도 더 마음속에 한기가 스며들어
여느날 보다도 더 추운 느낌이다.
어제,
2025년 1월 3일도
한파주의보에 춥기는 했으나
아침부터 햇살이 좋고 하늘도 맑았다.
좋은 일이 있으려나 잔뜩 기대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일까?
하루종일 일손이 잡히지를 않았다.
농한기에 동절기라서 급한 일은 없으나
그래도 해야하는 일은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아무일도 못하고 하루가 가버렸다.
이런 날 소주 한잔 찌끄리면 좋은데 했다.
때마침 처제가 쭈꾸미볶음을 가져다 놓고
아내는 무우 넣고 고등어조림을 만들었다.
자매가 촌부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모른다.
하여간 소주 몇 잔으로 마음을 달래보았다.
취기에 따뜻한 난롯불 열기가 더해 졸렸다.
그래, 잊어버리는 것은 잠이 가장 으뜸이다.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잠들었다.
여간해서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지 않는데
한 일은 없지만 마음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얼마나 잤을까? 몇 시에 잠들었는지 모른다.
목이 말라 일어나 아내가 갖다놓은 자리끼
한 컵 벌컥벌컥 마셨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을 비비며 "도대체 몇 시야?" 하고 봤더니
밤 11시반 밖에 안되었다. 얼마나 잤을까?
바람도 쐴 겸 바깥으로 나가 외등을 켰더니
어라? 예보에도 없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밤하늘 올려다보며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늘아! 눈발 날리는거 본께 니도 슬푼가베?
내도 마니 슬푸고 부화가 치민다 아이가!"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세상이 하얗다.
예보에도 없었던 눈이 내려 땅바닥을 덮었다.
불공정, 몰상식이 난무하는 세상을 덮었삣나?
찌질하고 지저분한 세상인데 차라리 잘됐다.
눈을 치우려면 고생이야 쪼매 되겠지마는...